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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 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
  • 일리아 델리오
  • 14,400원 (10%800)
  • 2023-01-01
  • : 287

저는 3년 동안 캐스리더스(가톨릭출판사 서평단)를 했는데 올해에도 하게 되었습니다. 캐스리더스 6기 1월 도서는 두 가지 책 중에서 선택권을 주셨는데 저는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일리아 델리오 수녀님께서 쓰신 <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이라는 책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한 영적 안내서라고 써 있습니다.

이 책을 쓰신 일리아 델리오 수녀님은 프란치스코회 수녀이자 과학과 종교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영성 신학자입니다. 뉴저지 럿거스 대학에서 약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뉴욕 포담 대학교에서 역사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교회사를 비롯해 프란치스코 영성 및 보나벤뚜라 영성을 연구했습니다. 현재 빌라노바 대학교 신학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화와 인공지능, 의식, 문화와 종교와 같은 여러 주제를 폭넓게 강의합니다. 저서로는 <사랑 가득한 마음 : 아씨시 클라라의 영성>, <프란치스칸 기도>, <울트라 휴머니즘>, <우리의 형제 자매, 피조물>, <하느님의 겸손 : 프란치스칸 관점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랑 :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에 대한 성 보나벤뚜라의 신비주의>, <간추린 보나벤뚜라 : 그의 삶, 사랑, 저작 개괄>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는 부산교구 사제이신 이형규 신부님이신데 신부님께서는 2017년 5월에 미국 성 마인라드 신학대학언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에 사제품을 받으셨고, 교구장 비서로 재직 중이시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다루는 책은 많습니다. 영적 식별의 위대한 스승인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의 책도 있고, 거기에 기반한 다른 책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기보다 우리가 그 뜻을 알게 될 때 자유로워진다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놀라우신 신비는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지만, 이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영적인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에 관해 우리가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을 알 수 있으며, 하느님을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과 자유 사이의 관계를 살피기 위해, 이 책에서는 10일의 밤을 제시합니다. 이 밤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첫째 밤 - 일깨움과 발견

하느님의 뜻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며, 우리는 그러한 사랑을 접하고,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응답할 준비를 갖춰야 합니다. 우리 삶의 의미는 오직 하느님 사랑 안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깊은 곳에 우리의 행복, 평화, 희망, 그리고 삶의 충만함이 놓여 있습니다. 이 첫째 밤은 하느님의 심오한 단순함, 곧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점을 숙고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는 일은 우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매 순간 발견하는 것이며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찾기 위해 샅샅이 살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밤 - 기도

기도는 하느님과 맺는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삶의 방향을 안내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기도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제쳐 두고' 내 삶의 중심을 하느님께 두는 일입니다. 곧 내 마음을 하느님께 의탁하고 순수한 사랑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각자 붙잡고 있는 것들을 포기함으로써 영적으로 가난한 이가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기도란 우리 안에 머물고 계시는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열어 보이는 일이며 하느님의 현존에 귀 기울이는 일입니다. 우리가 기도로써 인내할 때 삶의 중심에서 하느님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셋째 밤 - 갈망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으며, 하느님의 능력을 지녔기에 하느님과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사랑 안에서 하느님은 참으로 상호적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안에서 사는 삶은 자유로이 선택한 사랑의 관계입니다. 식별이란 우리 자신과 우리 내면의 영적 움식임에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인데 하느님의 영에서 비롯된 움직임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곧 우리를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이끄는 게 무엇인지, 하느님 사랑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넷째 밤 - 선택

우리의 선택이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지,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는지 깨닫게 해는 표징들에 대해 살펴봅니다. 여기서는 선한 영혼과 악한 영혼의 차이점을 구별하기 위해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이 사용한 방법을 활용합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지성적' 접근 방식은 프란치스코회의 전통적인 관점을 통해 완화됩니다. 프란치스코회의 접근 방식은 마음의 내적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느님을 갈망하며 불안해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우리 마음을 찾는 하느님 마음이 식별이라고 알려 줍니다. 마음이 마음을 부릅니다. 그러므로 식별은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생겨나는 지속적인 움직임입니다.

다섯째 밤 - 하느님의 사랑으로

여정의 중간인 다섯째 밤은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 때 우리 삶의 가라지들 사이에도 여전히 밀이 자라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섯째 밤 - 사랑의 무게

여섯째 밤에는 우리 삶에서의 선택을 넘어 하느님을 위해 선택하는 삶으로 나아갑니다. 식별이 성숙하게 되면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내어 맡기거나 자신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렇게 열어 보임, 존재의 가난함, 받아들임을 통해 하느님 안에서의 삶이 더욱 깊어지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기도의 열매이며 삶의 중심을 하느님 안에 두는 것입니다. 우리 삶 전체를 선물로 받아들일 때, 감사는 의탁의 언어가 됩니다.

일곱째 밤 - 사랑의 달콤한 의탁

여덟째 밤 - 사랑의 물결

일곱째와 여덟째 밤에는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일이 사랑의 밀물과 썰물 속에서 살아가는 것임을 살피게 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붙잡고 통제하려고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이야말로 하느님께로 부르는 초대며 생각과 행동의 중심에 하느님을 두도록 이끄는 단초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삶을 다스리도록 해야 한다는 단순함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자연이라는 교과서가 보여 주는 자기 내어줌(self-surrender)을 통해 거룩함에 이르는 길을 살펴봅니다.

아홉째 밤 - 신앙 속의 자유

의탁에서 자유로 옮겨 가는 과정을 성찰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하느님께 사로잡힌 존재로 하느님의 성령 안에서 사는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즉 우리가 삶에서 하는 선택이 우리 자신보다 크지만 우리를 완전하게 하는 사랑, 바로 그 사랑 자체만을 위한 것이 될 정도로 하느님 사랑의 신실하심을 체험하고 그분의 현존을 믿게 됩니다.

하느님께 의탁하고, 자유로이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죽음이야말로 생명의 충만함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여깁니다. 그러한 사람에게 진정한 자유란 타인을 사랑하는 참된 헌신의 길입니다.

열째 밤 - 그리스도 안에 살기

우리는 다른 이를 사랑함으로써 자신을 참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다른 이와 일치하는 데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이 되게 하는 자유인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에야 하느님 나라가 우리 삶을 통해 펼쳐집니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사랑 속에서 자신을 내어 줄 때만이 살아 계십니다. 사랑 속에 살려면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 우리 삶으로 그리스도를 보여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의미입니다.

독자들은 각 밤 끝마다 제시된 <잠시 묵상하기>에 제시된 질문을 보면서 이 책의 내용을 다시 되돌아볼 수가 있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삶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 안에서의 자유를 누리면서 성장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그분으로 충만해지면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갈망하나 이 세상 속에서 여전히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행위가 아니라 존재로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유는 행동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상태입니다. 우리가 한계, 실수, 오류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시는 게 바로 하느님의 뜻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즉각적인 해답을 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과 영혼에 비옥한 양분을 제공하기 바란다고 하셨고 그리하여 작은 겨자씨와 같은 우리 삶이 커 나가 사랑이라는 수확의 결실을 얻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들의 삶 또한 그렇게 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은 삶의 충만함에 이르기 위한,

성령 안에 살아가기 위한,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한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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