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재작년 1월부터 캐스리더스(가톨릭출판사 서평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캐스리더스 10월 도서는 3권의 책 중에서 선택권을 주셨는데 제가 택한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위안이 된다는 것>이라는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부제가 달려있습니다. 초록색 바탕의 표지에는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사람과 의자에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잔디밭과 호수 그리고 산과 나무를 보며 자연의 평화로움 또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위로와 위안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무게 속에서 고단함을 느끼고 존재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고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좌절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위안입니다. 끝없는 자기 비난에 빠지기도 하고 공허함을 느끼기도 하고 무미건조함을 느끼기도 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생기를 더하는 힘, 바로 위안이 필요합니다.
'위안, 위로'에 해당하는 라틴어 '콘솔라시오consolatio'는 누군가 내 곁에 있고 나와 함께 있을 준비가 되어 있음, 누군가 나의 외로움 속으로 들어오고 내 곁에 머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이렇게 위로받지 못하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사람만이 우리는 위로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힘겨운 상황에서 사물이나 자연이 우리를 위로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위로의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 곁에 계시며 힘을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많은 사람들 또한 위로 받기를 원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겸손하게 청하고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어렵게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떄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다른 방법이 있는데 바로 우리 자신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우리 각자 내면에 있는 '상처받은 아이'를 다정하게 감싸 주는 것, 그리고 위로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 제시된 내용 중에서 '기도가 주는 위로'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기도는 우리 마음을 하느님과 일치시키는 길입니다. 인간은 기도하는 가운데 자신의 존엄함을 지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화와 슬픔, 분노와 해묵은 상처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반대로 기도는 다른 사람에게 슬픔의 원인이 되지 말라는 요청이기도 합니다. 순수한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사람이 먼저 자신의 격정에서 정화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본모습을 마주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도는 그의 격정이 사라지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기도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악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도하고 이어서 우리에게 인식의 은총이 선사되도록 기도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유혹과 버림받음에서 구해 주시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만나는 것인데 이렇게 하느님과 만나면서 우리는 변모됩니다. 물론 내가 하느님께 내보이는 것만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이 내 안의 모든 것을 당신의 사랑과 빛으로 가득 채워 주신다고 신뢰하면서 그분께 나의 본모습을 내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된 위로의 메시지는 온갖 잘못, 온갖 실패, 모든 죄, 모든 무력함, 모든 헛수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을 무시하는 최후의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우리는 그분에게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졌음을 느낍니다.
사랑은 우리 안에 있습니다. 사랑이 우리 안에서 흐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할 일은 사랑이 다른 사람들에게 흘러들어 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체험하게 됩니다. 새 사람이 되었다고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께서는 만약에 우리가 직접 위로를 체험을 한다면 다른 사람을 위로할 마음도 강하게 솟구칠 것이라고 하십니다. 친밀한 사람이 우리와 대화를 나눈 뒤 위로를 받고 떠나간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도 굳세게 할 것입니다. 위로, 위안은 이 불확실한 세상 가운데서 우리 모두에게 든든한 토대를 마련해 줍니다. 이 토대 위에서 우리는 자신을 향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마주보며 똑바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위안이 되었던 것, 그리고 위로가 필요할 때 가까이서 위로가 되는 것을 찾아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꼭 이 책에 제시된 것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어 우리가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위로라는 것은 함께 느끼는 것, 공감하는 것입니다. 어려움을 겪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보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위로는 고통 중에 있는 사람, 상처받은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서 우리가 나 자신을 위로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위로의 영'이신 하느님께 기대어 위로받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고 제게 위로가 필요할 때 위로받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삶의 원동력을 얻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가톨릭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