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유명한 단어, 디지털노마드. 예전에는 생소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제는 흔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존재가 되어 버렸으니 슬쩍 나도 떠밀려 기류에 편승하려고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첫 생각은 결코 그런 게 아니라는 것. 나는 정말 절실히 디지털노마드가 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팔자 더러운 여자에서
팔자 편한 엄마로
프롤로그
진정한 찐이 나타났다. 대박 솔직하신 분이라는 것을 글 읽는 내내 느꼈다. 그래서 나도 이 책만큼은 솔직하게 가끔 구어체도 섞어 쓰면서 리뷰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프롤로그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도대체 저자는 어떤 삶을 살았기에 '팔자' 얘기까지 하는건지 사뭇 궁금하다. 이런 책이 나온 것은 이미 그녀는 디지털노마드로 성공을 했다는 것인데 과거의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공한 것일까. 그녀의 프로필을 보겠다.
지은이 김민선
감정표현에 솔직한 여섯 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동네의 흔한 아줌마이자,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기 위해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선택한 엄마표 N잡러이다. 이베이 글로벌 파워셀로로 10년간 활동했으며 2개의 해외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미국,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로 배송대행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글로벌 사업가인 동시에 15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젊은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녀의 화려한 프로필에 기가 죽는다고? 노노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성공 신화를 쏘아 올렸다면 아마 이 책은 우리 앞에 이렇게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많이 실패했다. 정말 많이 실패했다. 창문 없는 지하 쪽방촌 출신으로 자취방표 가구들을 채워 넣은 원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흑수저의 표본이라 할만한 모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그녀. 그럼에도 그녀는 근성과 열정이 있었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경매투자를 시작했고, 길거리 장사, 중개업자, 플랫폼 사업, 유통 사업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들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여기서 좌절하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디지털노마드 그녀는 없었을 터. 비록 실패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꼈지만 그 가운데서 삶을 자동화시키는 원리를 터득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30대 중반에 20대에 꿈꾸던 것들 모두 이루는 데 성공하게 된다.
현재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노트북 하나만 들고 일하며, 아이와 함께 시간과 돈 앞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진정한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실현하며 살고 있다. 어떤가. 뭔가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것은 없는가. 나는 그 뭔가가 있었고 공들여 이 책 『나는 디지털노마드맘으로 살기로 했다』를 완독했다.
뭘 해도 계속 실패하고 있다고?
도통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어 돌아버리겠다고?
이런 분들을 환영한다고 밝히는 그녀. 왜냐하면 그녀 또한 오랜 뻘짓과 실패들이 어떻게 돈이 되어 시간의 자유를 선사했는지에 대한 리얼 노하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이쯤해서 의심을 거두고 전적으로 그녀를 믿어보면 어떨까. 나 또한 그녀처럼 30년 후의 수백억 부자를 절대 꿈꾸지 않는다. 나는 그저 자동화된 현금 흐름으로 지금의 시간을 내가 선택하며 자유롭게 사는 삶, 나만의 타이탄 도구들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할지 스스로 결정하며 시간적 자유를 누리는 삶. 그렇다. 나도 진정한 디지털노마드로 찬란하고 빛나는 삶을 살고 싶다.
이 책에는 그녀의 모든 노하우들이 담겨 있는데, 목차만 보아도 확 감이 온다. 이렇게 다 퍼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저 주워먹는 나는 감사할 따름이다.
저자는 참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나가는데 그러한 그녀의 열정은 20대 때부터 다져온 오뚜기같은 근성이 아닐까 싶다. 부동산 투자에 관련된 책들에 깊게 빠져 있던 20대 중반 (나는 20대때 무엇을 했는가)에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을 배우겠다고 그것도 보수는 필요없다고, 부동산에 대해 배우게만 해달라고 그렇게 명동에서 두번째로 큰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한다.
그녀의 임무는 상가 일대의 매물들을 모아오는 일이었고, "됐어요, 손님 있으니 빨리 나가요", "바빠 죽겠는데 재수 없게" 이런 반응들이 대부분이었다고. 그럼에도 그녀는 이렇게 모은 리스트가 소중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이때의 경험 덕분에 낯짝이 엄청 두꺼워졌다고 너스레를 떤다.
대부분 사람들은 잠을 자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낸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그 모든 가치 있는 시간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노동에, 그것도 상위 20%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나 또한 그게 정상이라고 여겼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해 줄 수 있는지. "엄마처럼 죽도록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오면 일주일에 90시간씩 일하며, 4천만원을 벌 수 있어. 꼭 엄마처럼 살아라, 딸아."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p52)
특히 요즘처럼 재택근무와 온라인개강, 심지어 온라인 결혼식까지 등장한 2020년 상반기를 돌아볼 때 이제는 우리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세상이 얼마나 더 급속히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단 하나 확언하건데 앞으로 디지털노마드의 삶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그것이다.
그녀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드랍쉬핑 형태로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고, 해외에 있는 바이어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그들이 한국에서 원하는 아이템들을 그녀를 통해 주문하면 모아 두었다가 한 번에 발송해 주는 서비스다. 즉,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개인 배송 대행지 역할을 하고 있다. 웹사이트도 3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비트코인 정보를 제공했던 사이트는 폭망하고 현재는 2개를 운영중이라고 한다. 그외 다수의 해외 마케팅 사이트에 가입하여 SNS로 수익을 올리고 있고, 마지막으로 부동산 임대수익, 주식의 배당금 같은 투자수익이 있다. 와 정말 엄청 많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많은 일이 절대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일침한다. 계정 하나 만들어 놓고 왜 벼락부자 안되는 거냐고 묻는 분들, 여행 다니며 띵까띵까 놀아 보겠다는 분들,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고 싶어 기웃거리시는 분들에겐 몹시 죄송하게도 모두 번지수를 잘못 찾으셨다고. 그런 분들은 이 책이 결코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여유로움이 찾아오고, 그러면서 잊었던 나의 꿈을 찾게 되고, 꺼졌던 열정이 다시금 솟아 오르며 숨겨져 있던 내 안의 보석을 만나게 된다. 이것들이 모여 조금씩 돈이 따르기 시작하고 시간의 여유를 가져오며 마침내는 인생이 풍요로워지기 시작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 이런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디지털노마드들 아닐까.
여기 그녀가 소개하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있다. 해외에는 아마존, 이베이, 쇼피파이, 엣시가 있고 국내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있는데, 이런 온라인 플랫폼들을 적극 이용해서 자신만의 유통 자동화 시스템 만들기가 그 첫번째이다. 나만의 콘텐츠로 만든 브랜딩, 나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등은 자신의 전 생애에 걸친 소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시작해야 한다.
스타벅스 커피를 매일 마시기 위해 처음 주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배당'이라는 좋은 제도와 '복리의 마법'이라는 부의 길이 숨겨져 있는 장기간 함께 할 우량한 기업들을 나의 사업 파트너로 구해 놓으라고 조언한다. 그야말로 절대 망하지 않을 기업에 돈을 던져 놓고 때가 되면 쏴주는 배당금만 살뜰히 챙기고 오르든 말든 잊고 사는 것, 그래서 자산 스스로가 일해서 돈을 벌어오는 시스템 즉 머니 트리를 만드는 것.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a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_Steve Jobs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 졸업식 연설문 중 일부인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connect the dot' 이다. 즉 우리가 지금 아무리 하찮아 보이고 뻘짓같아 보일지라도 지금 하고 있는 우리의 경험들이 나의 미래에 어떤 큰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스티브 잡스느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이 점들이 아무리 작고 초라해 보여도 서로 연결되기 시작하면 미래에는 어떤 형태로든 작품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그러니 우리 내 안에 잠들어 있는 타이탄을 빨리 깨우자. 누구나 마음 속엔 거인이 산다!
그녀의 디지털 노마드의 성공적인 삶도 부럽지만 그보다 더 부러웠던 것은 소개팅 첫 만남때 그녀에게 '책'을 선물한 지금의 배우자분이었다. 준비한 게 있다며 무슨 책을 좋아할지 몰라 세 가지 장르로 준비했다며 책 3권을 건네는 이 분, 정말 멋지지 않나 싶다. 지금은 온갖 책을 섭렵하는 다독가로서 책 없는 삶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지만 그 당시만해도 책을 하나도 읽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그런데 놀라운 게 사람은 익숙해진다는 것. 이 분을 만나면서 데이트 장소도 늘 광화문 교보문고였고 그렇게 책과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책의 세상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 분과 결혼을 하는데 그 당시는 양가에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방 하나짜리 신혼집에서 살림을 시작한다. 놀랍게도 결혼식 예물은 "책"이었다!
나 역시 이 부분 공감한다. 내 주변에 무엇이 놓여 있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 말이다. 책은 우리의 미래를 바꾼다는 그녀의 생각에 한 표를 던진다. 책없이 길을 나서는 것만큼 불안하고 불편한 일은 없다는 그녀의 생각에 완전 공감한다. 나역시 책 두권은 필수가 된지 오래다. 지하철 안에서 세스고딘에게 마케팅을 배우고, 워런 버버핏과 같은 구루들에게 삶과 돈의 지혜를 얻는다.
마지막 그녀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짧지만 강한 메세지를 끝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 『나는 디지털노마드맘으로 살기로 했다』를 한 번 일독하시길 권해 본다. 디테일하게 설명을 못한 부분은 책에 자세히 나와 있어서 책을 보시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예를 들면 여러가지 온라인 툴들을 총망라해주고 있는데 약 3페이지에 걸쳐 나와 있으니 이 부분은 꼭 체크해서 보시길 바란다. (p19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