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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님의 서재
  • 용서받지 못한 밤
  • 미치오 슈스케
  • 14,220원 (10%790)
  • 2022-03-17
  • : 1,237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딸이 아내를 죽였다."



언뜻 들으면 막장스러운 이 문장이 내 관심을 미치오 슈스케의 신간 <용서받지 못한 밤>으로 이끌었다.



과연 어떤 내용이 전개될까를 궁금해하며 시작한 소설은 주인공 유키히토의 아내와 딸의 이야기가 아니라 유키히토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누나에게 일어난 가족비애에 관한 미스터리물이다.



15년전, 딸 유미의 실수에 의해 아내가 죽게 되고 유키히토는 모두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아버지의 식당을 물려받아 혼자 딸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 딸이 저지른 짓을 알고 당신이 그걸 숨겼다는 것도 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딸에게 모두 말하겠다" 는 협박전화를 받게 된다.



딸을 지켜주고 싶은 유키히토의 마음과 말사사진을 핑계로 한 유미의 권유로 30년전 도망쳐 나온 고향, 하타가미로 주인공 유키히토와 누나 아사미, 딸 유미는 떠 난다.



31년전, 마을의 축제를 준비하던 유키히토의 어머니가 의문사했고, 1년뒤 유키히토와 아사미는 벼락을 맞아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고 몸에 흉터가 남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 마을유지 네명이 독이 든 버석국을 먹고 죽거나 중태에 빠졌다. 용의자로 떠오른 유키히토의 아버지 후지와라 미나토.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유미와 유키히토 남매는 고향으로 돌아가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나를 소설로 이끌었던 문장은 본격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유키히토 가족사의 비애를 파헤치게 하는 미끼에 불과했지만 딸의 세계를 위협하는 협박범에게서 지켜주려는 유키히토와 딸을 위해 자신이 직접 범인이 되는 후지와라의 부정(父情)의 닮은꼴을 보여준다.



작가가 촘촘하게 얽어놓은 이야기의 그물을 따라가다 보면 인물들의 심리와 대사에 깔린 복선들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범인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는 있지만 작가가 아니라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후반부를 풀어나가서 약간 늘어지는 감은 없잖아 있다.



심장이 서늘해지고 쫄깃쫄깃한 공포미스터리가 아니라 슬픈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가 있는 미스터리가 보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p419.

"살의는 분명, 언제나 수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겁니다. 그 대부분이 살인으로 이어지지 않는 건 그저 운이 좋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벼락처럼, 끌어들이는 요소와 응하는 요소가 우연히 맞닥뜨려서 살인이 일어나는 거겠죠. 약간의 불운이 살의를 살인으로 바꾸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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