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dlwldbs02님의 서재
  • 도쿄도 동정탑
  • 구단 리에
  • 13,500원 (10%750)
  • 2024-07-31
  • : 1,000

일본 원서 사이트를 보던 중 발견했던 작품.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상당히 눈에 띄는 표지가 눈길을 끌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대략 일 년이 지나 이 책이 한국에 출간되었고, 감사하게도 문학동네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을 수 있게 됐다.

 

‘도쿄도 동정탑’.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내용은 더 심상치 않다. 소외와 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지향하며 범죄자 또한 동정받아 마땅한 존재로 여겨, 도쿄 한복판에 수감자들에게 최고로 안락한 장소를 제공하는 최첨단 교도소 ‘도쿄도 동정탑’이 세워지는 근미래 도쿄가 배경이다. 심지어 동정받아야 하는 범죄자들을 ‘호모 미세라빌리스’, 죄를 짓고 살지 않아도 되는 환경 속에서 편안히 살아온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을 ‘호모 펠릭스’라 부르는 세상이기도 하다.

이 혼란스러운 세계관을 배경으로 대체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까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읽을 때는 범죄자 처벌에 대한 사회 이슈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는 현실적인 사회파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러한 사회 문제보다는 오히려 ‘언어’라는 것에 대해 더욱 중점적으로 다루는 작품이었다.

 

도쿄도 동정탑을 설계한 건축가 마키나 사라는 윤리적인 언행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살아가며, 머릿속에서 이에 대한 생각의 꼬리가 끊이지 않는 인물이다. 이러한 마키나 사라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이 나와 도쿄도 동정탑에 대한 이슈를 다루면서 동시에 언어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주는 작품이었다.

학습된 언어를 통해 만들어진 문장을 늘어놓는 AI의 맹점, 모국어보다 외국어를 더 선호하는 현상, 더 포괄적으로 나아가면 인간을 통해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가 등등.

 

처음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막 읽기 시작했을 때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의외로 깊이 있는 작품이었고, 우리가 소통을 위해 쓰는 ‘언어’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게 했던 작품이었다.

 

참고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AI가 구사하는 문장들은 실제로 구단 리에 작가가 생성형 AI로 만든 문장을 사용했다고 한다. 문학동네 공식 계정에 구단 리에 작가와의 Q&A가 올라와 있는데 책과 함께 보면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는 데에 꽤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