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쳐보기 전 이미 작가가 명시했듯 '여분'을 테마로 쓰여진 책이다. 사실 작가의 명성이 있다보니 '에쿠니 가오리'하면 "아~ 이사람!" 이라고 한번쯤은 다들 들어봤음직한 이름에 얼른 책을 담아 버릴지도 모르겠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베스트 셀러'에 목을 메듯 이 책을 구입하게 된다면 나만의 생각이지만 분명 많은 독자들이 만족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홀리가든은 말 그대로 일상에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 들이다. 두 여주인공인 가호와 시즈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상과 사랑이야기이다. 사실 어찌보면 너무나 밋밋한 일상과 "이거뭐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루함' 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우울함'을 내포한 문장을 '싫어라~' 하는 독자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지만 어쩐지 그 '아무것도 아닌' 하루하루들이 나의 얘기 같기도하고 내 주위의 얘기 같기도해서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 치부해 버리며 넘겨버려지지 않는 책이기도 하다. 누구나가 한번씩 예고없이 찾아드는 '외로움과 우울함' 이 있듯, 책을 다 읽고나서 개인적으론 참 서글프단 생각이 들었다. 잘 알고 있는 만큼, 거리를 두지 않으면 금세 상처가 되듯 ,진심이어서 더 곤란한 이야기들은 서로 하지 않는.. 너무나 잘 알고있는 단짝이지만 그 우정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가호와 시즈에 두 사람은 절대 서로의 마음속까지 간섭하려 하지는 않는다. 시간을 함께했지만 각자의 생활이 생기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친구 사이의 미묘함을 '일상'이라는 주제에 잘 맞춰 끼워놓은 이 책은 가을이 저물어가는 이계절 '외로움'을 즐기고 싶은 독자에겐 추천하지만 그렇지 못한 독자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