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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의 책다락
  • 내 모든 것
  • 오정미
  • 18,900원 (10%↓1,050)
  • 2025-09-29
  • : 12,030



'인생 영화'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상의 신조어 사전에 따르면 "한 사람의 삶에서 특히 깊게 남았거나 큰 영향을 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영화 <버닝>의 각본을 쓴 오정미 작가의 첫 책 <내 모든 것>은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인생 영화를 담은, 영화를 매개로 한 인터뷰집이다. 영화인의 인터뷰집이라고 해서 영화 감독이나 배우, 스태프 등 그의 주변 영화인들을 취재한 줄 알았는데 예상과 전혀 달랐다. 보육교사인 친구, 미국 유학 실패 후유증에 시달리는 젊은 여성, 온라인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강사, 배우 지망생 출신인 인플루언서 마케터, 요가 학원 강사, 뮤지션, 크로키 모델, 구두수선집 사장님, 노숙인 등등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특별하다면 특별한 사람들의 인생 그리고 영화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각각 한 편의 소설 같고 영화 같다. 


한 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인생과 어떤 식으로 연결되었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책에 나오는 영화들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본, 널리 알려진 작품들이다. <걸어도 걸어도>,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디 아워스>, <라라랜드>, <엑스맨>,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모가디슈> 등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주제나 줄거리를 익히 아는 것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의 인터뷰이들이 기억하는 영화의 명장면이나 명대사, 이 영화가 그의 삶에서 특별하게 기억된 이유 등은 짐작을 비껴가는 것이 많다. 많은 분량이 할애된 건 아니지만, 가끔 등장하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좋았다. 사실 저자의 이름과 이력을 모른 채 이 책을 읽었고, 읽은 후에 우연히도 병렬 독서 중이었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책 <말하라 기억이여>의 역자인 걸 알았다. 러시아 문학 번역도 하고 영화 각본도 쓰신다니. 너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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