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키치의 책다락
  • 얼음 속의 여인
  • 엘리스 피터스
  • 15,120원 (10%↓840)
  • 2024-10-30
  • : 303



예전에는 자기 전에 추리소설 읽는 게 고정된 습관이었는데, 요새는 잘 준비 하고 나서 <로앤오더 : 성범죄전담반> 에피소드를 한두 편씩 보는 게 습관이 되어 예전만큼 추리소설을 안 읽는다. 그래도 잠이 안 오는 밤에는 비상시를 위해 준비해둔 추리소설을 꺼내 읽는데, 최근에 마친 책이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제6권 <얼음 속의 여인>이다. 캐드펠 시리즈는 소설가 정세랑이 고등학교 때 읽고 역사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가진 계기가 된 책으로도 유명하다. 나는 이 시리즈를 2024년 북하우스에서 개정판을 출간했을 때 1권부터 5권까지 읽고 최근에 6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21권까지 있다는데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일단 10권까지 샀음).


이야기의 배경은 12세기 중세 웨일스. 젊은 시절에는 십자군 전쟁에 참전해 세계를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현재는 슈루즈베리 수도원에서 수도자로 지내며 약초를 키우는 캐드펠 수사가 주인공이다.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에 벌어진 왕권 계승 전쟁이 한창인 겨울의 어느 날. 캐드펠 수사는 귀족 가문의 남매 이브와 에르미나, 그리고 이들을 돕는 힐라리아 수녀가 환난을 피해 수도원으로 오던 중에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일행 중 가장 어린 남동생 이브를 가장 먼저 찾지만, 이브를 데리고 수도원으로 오는 길에 캐드펠 수사는 얼어붙은 강 속에서 살해당한 여인의 시체를 발견한다. 대체 이 여인은 누구이며(누나일까 수녀일까 혹은 다른 여자...?) 왜 죽었을까.


이 소설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치가 '하지 않는' 일을 종교가 어떤 식으로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소설 속에서 웨일스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내란이 한창인 상황이며, 캐드펠 수사가 속한 슈루즈베리 수도원은 스티븐 왕의 영역 안에 있다. 실종된 남매와 수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정쟁에 가담한 바는 없지만, 남매의 보호자인 외숙(로랑스 당제)은 모드 황후쪽 사람이다. 실종자들을 구하겠다고 나섰다가 자칫하면 수도원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고, 그래서 처음에 실종자들을 구할지 말지를 두고 약간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캐드펠과 수도자들은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사람을 구하는 일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이것이 진정한 종교의 역할이 아닌지.


소설 후반의 전개도 흥미로웠다. 중간에 이브가 도적떼에 납치되어 그들의 소굴에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이 펼쳐지는데, 사라진 이브를 찾으러 길을 나선 캐드펠 수사가 추리 실력을 발휘해 도적떼의 소굴에 이르는 동안 또 다른 남자가 이브를 구하러 온다. 이 남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밝혀지는데, (소설 초반에 00을 얻은) 휴 베링어의 사연과 겹쳐지면서 놀람과 감동이 배가 되었다. 앞으로 이 남자가 (신분이 신분이다 보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느낌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이 시리즈를 읽어보기로 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