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실하고 고지식한 앤은 200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악마 디아를 감시하는 간수로 임명된다. 오랫동안 혼자서 지낸 탓인지 너무도 상냥하게 자신을 대하는 디아에게 앤은 평소 성격대로 냉정하게 대한다. 하지만 디아가 "누군가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라고 말한 순간, 앤은 어릴 때 엄마한테 받은 보물 상자를 떠올리고 감정이 요동친다. 엄마는 앤에게 소중한 걸 찾으면 그 상자에 넣으라고 말했지만, 이제까지 앤은 그 상자에 넣을 만큼 소중한 걸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늘 외롭고 우울했던 마음을 디아가 알 줄이야... 절대 마음을 내보이면 안 되는 대상에게 깊이 공감해버린 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사미 이루카의 만화 <악마와 상자 관리인>은 누군가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악마와 이제까지 특별한 존재를 찾지 못한 채 살아온 간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악마도 나오고 귀족 영애도 나오는 전형적인 로맨스 판타지 만화인데, 앤은 사관학교 출신에 직업이 간수라서 그런지 귀족 영애인데도 조직 생활에 찌들어 있는 느낌이 많이 나는 게 꼭 현실의 직장인 같다. 반대로 디아는 200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말이 진짜인가 싶을 만큼 햇살캐라서, 이 나라에서 악마란 뭘까 싶었다. 디아가 왜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프리퀄이 나와도 좋을 듯한데 1권으로 완결되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