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은 소설가 최진영이 쓴 99편의 일기를 엮은 책이다. 일기의 시작 지점에서 저자는 장편 소설 집필을 멈춘 상태이고, 아직 제주에 살고 있으며, 응원하는 야구 팀의 경기를 보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하루 빨리 집필을 재개해 원고를 넘기고 독자들을 만나고 싶지만, 마감이 임박한 다른 원고들을 써내느라 바쁘고, 제주와 서울을 오가느라 몸도 힘들고, 응원하는 야구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마음이 요동쳐 집필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일견 반성문 같기도 한 일기가 한동안 이어지다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그동안 열심히 마감을 쳐낸 단편 소설과 교정을 본 개정판 책들이 세상에 나오고, 제주에서 육지로 이사하고, 응원하는 야구 팀이 역대급 성적을 낸다. 장편 소설 집필에도 속도가 붙는데, 그렇게 완성된 책이 2023년에 나온 <단 한 사람>이다. 저자처럼 오랫동안 글을 써온 작가에게도 글 쓰는 일은 늘 어렵고, 어려워도 계속 쓰다 보면 어떻게든 끝이 난다는 걸 여실히 알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