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니 미콜라는 시골 남작의 서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뒤늦게 마법 능력이 발휘되면서 왕립학원에 성녀 견습생으로 입학한다. 귀족 자제의 남학생들은 처음 보는 여학생인 데다가 미모와 마법 능력도 상당한 아이니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반면, 여학생들은 자신이 마음에 둔 남학생이 갑자기 나타난 아이니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다. 이런 가운데 왕태자의 약혼녀로 여학생 무리의 탑(top) 같은 존재인 후작 영애 세라피나에게 어떤 소식이 전해진다. 최근 들어 왕태자와 아이니가 부쩍 가까워진 것으로 보아 둘 사이에 연애 감정이 싹튼 것 같다는 소식인데...
아카바네 나나의 <악역 영애들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야츠키 와카츠, 하루노 타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의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과 악역 영애가 일종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나쁘게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같은 장르의 다른 작품에서는 일종의 빌런 역할을 수행할 법한 악역 영애가 가진 특징들을 좋은 덕목으로 묘사한다. 이를테면 자신이 마음에 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접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대하며 정치적으로 행동한다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히로인과 악역 영애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남자만 이득을 보는 전개가 연출될 법도 한데, 이 작품은 두 여자 사이에서 남자가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이를테면 왕태자처럼 잠깐의 관심은 인정하되 자신의 지위를 감안해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든가, 그렇지 않은 남자에 대해서는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든가... 설정이나 전개가 신선해 계속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