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논리적으로 보이는 '척' 하는 책이다.
저자의 핵심 논리는 조선의 기생제와 공창제의 연장으로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생겼고, 그 연장선상에 해방 후 한국의 '위안부', 미군의 공창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수익성, 감금 상태는 맞지만 '직업적 특성', 계약 기간 준수 등등의 거짓 주장도 덧붙임)
하지만,
미군 포로 심문 보고서 49호, 김학순, 문옥주 할머니 증언, 네모토 조주의 증언
일본 내무성 통첩(1938), 박치근 일기, 주 상하이 일본 총영사관 경찰서에서 작성한 위안부녀 도항에 관한 공문서, 1938년 육군성 문서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기존의 조선 내 공창제와 전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군, 일본 정부를 배후로 하여 '인솔자(포주)'를 고용해 취업 사기, 강제 연행을 통해 여성들을 성노예로 만든 것이 본질이다.
일본군 '위안부'에는 기생 출신이 극히 소수 있었지만, 상기한 자료를 토대로 대부분은 거짓말에 속아 연행된 여성들이었다. (기존 조선의 공창, 유곽은 계속 별도로 존재했음. 상식적으로도 기존 공창의 여성들이 목숨이 위험한 전쟁터로 자발적으로 간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덧붙여서 자국내의 공창, 기생과 타민족을 강제로 동원한 '위안부'가 어떻게 속성이 같은지 이해가 안 된다. 둘은 전혀 다르다.
이영훈 및 저자들은 하타 이쿠히코의 책을 단순히 베낀듯 하다. <<반일 종족주의>>가 책 내용의 논리대로 따라가다보면 그럴 듯해보이지만, 사실 1999년에 하타 이쿠히코가 발표한 <<위안부와 전장의 성>>과 똑같은 논리다. 하타 이쿠히코는 대표적인 일본 극우 논객인 것은 유명하다. 일본 정부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일본 우파 논객이 만든 논리를 2019년에 한국의 연구자들이 그대로 베껴서 발표한 것 자체도 어이가 없지만, 그걸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참 슬프다.
이 책은 논리를 맞추기 위해 중간 중간 왜곡을 많이하고, 미군 포로 심문 보고서나,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 등을 부분만 발췌하여 맥락을 무시하기도 한다.
이제 글을 마치며 중국 남부 난닝에서 헌병대 중장으로 근무한 타쿠시로의 일기를 인용하겠다
‘육군 위안소 북걍향’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보통 민가를 개조해 만든 위안소로 초라했다. 좁은 마루에는 돗자리가 깔려 있었다. 작부 인원은 15~16명이었는데 15~16세부터 22~23세 정도의 조선인이고 잘 못하는 일본어로 접객하고 있었다. 어떤 사정인지 어떤 처지인지 알 수 없었지만, 동서도 선악도 알지 못하는 소녀들에게 매춘을 시키다니, 그 심경을 생각할 때 전장의 치부를 역력히 보는 것 같았다. (중략) “제가 가게 주인인데요”라고 내 앞에 나타난 사람은 시골 초등학교 선생님을 상기하게 하는 청년이었다. (중략) 작부('위안부')들의 말에 의하면 가게 주인 황 씨는, 일본식으로 말하면 지주의 둘째 아들이고 학력이나 지위가 그 마을의 교장 선생님보다 높았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라고 하여 당시 유행하던 외정 장교 위문을 위해 소작인 딸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도항해왔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가 생각한 위안소와 현실의 위안소는 너무 달랐다. 그가 상상한, 아니 중국 도항 시의 계약은 육군 직할의 다방, 식당 혹은 장교 집회소라고 되어 있었다. 그것이 육군 위안소, 바로 매춘업이라는 것을 현지에 와서 알게 된 것이다.
소작인의 아이들, 빈농의 딸들이라고 해도 소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해 선악의 구별을 잘 못 하는 여자아이들에게 매춘을 강요해야 하는 책임을 깊이 느껴서 “오빠, 오빠!”라고 그를 따르는 이들 젊은 여자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