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작은 정원들
봄욜 2026/10/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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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촌의 작은 정원들
- 최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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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6-10-20
: 4,480
#도서협찬
산림치유지도사이자 숲해설가인 최윤선 작가는 과거 간호사로 일했다. 몸에서 마음으로 옮겨갔을 뿐, 타인의 치료와 치유에 힘쓰는 삶이라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북촌과 인근에 뿌리내린 나무와 꽃에 주목한다. 정원을 소개하는 목차는 '비움의 길', '인내의 시간', '다정함의 발견', '회복의 숨결', '시선의 조화'라는 이름으로 나뉘어 있는데, 소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식물 산책을 위해 굳이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곳에도 나무와 꽃은 이미 충분하니까. 서울에서 가장 자주 가는 곳은 북촌을 포함한 경복궁 일대다. 미술관과 갤러리, 박물관 등 갖가지 문화 공간이 밀집해 있어 즐겨 찾는다.
그동안 수없이 오갔던 길이지만, 늘 목적지를 향하기 바빠 길가의 나무와 꽃에 눈길을 줄 겨를이 없었다. 얼마 전 스쳐 지나간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코스모스와 나무를 보며 잠시 발길을 멈췄던 게 고작이었다.
서울 한복판 도심 속에 이토록 많은 나무가 숨 쉬고 있었다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삼 놀라웠다. 분명 여러 번 지나쳤을 텐데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식물에 무지했던 탓이었으리라.
'히어리'는 이번에 난생처음 알게 된 식물이다.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인데, 종묘 돌담길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다음번엔 꼭 찾아가 보리라 맘 먹었다.
반면 '털마삭줄'은 반가운 식물이었다. 아들이 어릴 적 집에서 마삭줄을 키운 적이 있기 때문이다. 털마삭줄에서는 자스민을 닮은 은은한 향이 난다고 하니, 창덕궁 담장을 걸을 때 향을 찾아 발걸음을 늦춰볼 참이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나무들, 돌담 틈새에 수줍게 핀 작은 풀꽃들, 그리고 도심 속 다채로운 식물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읽었다. 그동안은 몰라보고 그냥 지나쳤지만, 이제 이름을 알았으니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불러보리라.
다음 산책길엔 이 책과 산책 노트를 챙겨 나서고 싶다. 그리고 나무 하나, 꽃 한 송이 느긋하게 바라보고 싶다. 숲을 15분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길가에 핀 나무와 꽃 앞에서 멈춰 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친 일상 속, 위로와 쉼이 필요한 순간마다 가만히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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