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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님의 서재
  •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2 : 해파랑길, 남파랑길
  • 이화규
  • 19,800원 (10%1,100)
  • 2026-06-10
  • : 345
#도서협찬

2009년 해파랑길로 시작한 코리아둘레길이 2024년 DMZ평화의길까지 전구간 개통되어 우리나라를 한 바퀴 걸어볼 수 있게 됐다. 저자는 코리아둘레길 입문편으로 평화의길을 소개했고 두 번째 여정으로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을 담아냈다. 이 책은 코리아둘레길 연작 시리즈다. 마지막 서해랑길도 머지않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걷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길이다. 한때 나도 그 길을 꿈꾸었다. 저자도 순례길을 걷고난 후 코리아둘레길에 관심과 애정이 생겼다고 한다. 올레길을 비롯해 우리나라에도 걷기 좋은 길들이 많다. 단순히 걷기 좋은 길이 아니라 역사와 예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이 책은 함께 걷는 길동무이자 고요한 사색과 함께 귀가 즐겁다. 각 에피소드마다 어울리는 음악을 선별해 놓았다. 44곡은 영미 포크부터 재즈, 록, 클래식, 오페라 아리아, 독일 가곡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바로 납득이 된다. 감성이 남다르다. 정보를 전달하는 무미건조한 책이 결코 아니다. 가슴으로 느낀 순간의 감정을 어쩜 이리도 섬세하게 표현했을까 싶다. 문학 작품을 언급한 부분도 좋은데 특히 남파랑길을 걸으며 여러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또다른 선물이다.

걷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몸이 기억하는 가장 확실한 언어, 두 발로 가장 원초적인 타악기를 연주하는 일,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의식, 눈에 보이는 풍경 너머의 서사를 읽어내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걷기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사색하며 걸어본 사람만이 내놓을 수 있는 정의가 아닐까.

올레길, 둘레길뿐 아니라 이름 없는 작은 길도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소소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보고 싶다. 이 책이 강한 동력이 되어준 듯하다. 코리아둘레길에 관심이 있는 사람, 걷는 일이 즐거운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멋진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P.16
김훈은 《자전거 여행》에서 "길은 저절로 뻗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밟아서 다져야 하는 것이다. 몸이 길을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길은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진짜 길이 된다."고 말했다. 길은 내 몸이 기억하는 가장 확실한 언어다.

P.72
걷는다. 대지라는 거대한 악기 위에 올라선다. 두 발로 가장 원초적인 타악기를 연주한다.

P.119
여행자에게 숙소란 무엇인가. 낮 동안 풍경에 시선을 뺏겼던 감각이 밤이 되면 오롯이 나에게로 수렴한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숙소 방의 매력은 우리에게 습관의 독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고 했다.

P.148
걷는 일은,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의식이다.

P.302
걷기는 감각적 탐닉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풍경 너머의 서사를 읽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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