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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님의 서재
  • 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 15,120원 (10%840)
  • 2025-09-30
  • : 16,600
#도서협찬


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읽기로 한 것은 오로지 ‘표지’ 때문이다. 다소 밋밋해 보이는 표지인데 왜 끌렸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어쩌면 책이 나를 선택했다는 느낌마저 든다. 작품은 이렇게도 다가온다.

일과 사랑을 회상하며 쓴 어느 편집자의 이야기다. 초반부터 강한 흡입력으로 흠뻑 빠져들었다. 대학 생활과 가족 이야기는 친숙했고 출판사 업무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허구적 서사가 잊고 있었던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삶은 오직 그녀의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내 맘대로 살아지지 않는 게 인생이다. 노력과 분투로 모든 걸 얻을 수는 없으며 적당히 수용하는 법을 익혀야한다. 석주 역시 주어진 몫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일도 사랑도.

출판사에 입사한 석주는 교열부터 편집까지 다양한 업무를 익혔고 마침내 그녀만의 책을 기획한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꽤 흥미롭다. 과거 출판시장에서 벌어졌던 (선정성 논란으로 구속된) 사건을 빗댄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슈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석주는 편집자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그 일에 집중했다. 대단할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그 여정은 오직 석주에게 속한 것이었고 그녀만의 것이었다.(p.264)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들어간 것인지 새삼 꺠닫는 시간이었고 느슨한 연대감을 느꼈다.

선택과 집중은 일정 부분 포기를 요구한다. 석주는 편집자로서의 삶을 얻었지만 사랑과 결혼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 후회가 없다면 그걸로 족한 삶일 테지.

책을 좋아하나요?
석주가 언젠가 들었던 질문을 누군가에게 다시 하고 있다. 편집자의 세계가 궁금했던 터라 몰입해서 읽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책이라는 물성이 가진 매력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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