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속 세계사
봄욜 2025/04/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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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물화 속 세계사
- 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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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5-03-13
: 550
#도서협찬
그림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들리지 않는 침묵의 목소리로. 그렇다고 들을 수 없느냐? 그건 아니다. 우린 눈으로 그 목소리를 읽어낼 수 있다. 다만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금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그림이야말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한다.
도슨트를 따라 다니며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한다. 미술에 감상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배경 지식을 알면 확실히 달리 보인다. 화가가 아무 생각 없이 그리는 건 없을 테니까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미술과 접목해 세계사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세계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책이다.
정물화에서 가끔 해골을 만나다. 해골은 무슨 의미일까? 바니타스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사물인데 인간의 죽음, 허무, 덧없음을 상징한다. 청렴을 중시하던 종교개혁과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그려진 그림이라고 볼 수 있다. 해골과 같은 의미로 썩은 과일, 시든 꽃, 악기, 화려한 왕관, 값비싼 조개껍데기 등이 그려졌다.
빈센트 반 고흐 <성경이 있는 정물>과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 발명을 연계해서 설명한다. 성경이 대량생산되면서 어떤 변화를 맞이하는지 세계사의 흐름 안에서 포착한다.
화려한 은식기 옆에 왜 후추가 그려졌는지, <레몬, 오렌지, 석류가 있는 정물>을 통해 대항해를 도운 과일이 무엇이고 괴혈병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정물화 속 청어와 튤립은 네덜란드의 성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림 속 사물과 관련된 역사, 종교, 경제, 문화를 다방면에서 조명한다. 중세부터 20세기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까지 여러 시대를 아우르며 시대상을 보여준다.
🔖p.119
여기 묘사된 물건들에는 흥미로운 공통분모가 있다. 원거리 항해나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이거나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사물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그림에 놓인 사물은 세상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지구본은 지구의 광활함을, 책은 인간의 지식을 뜻한다. 산호와 조개껍데기 모두 먼바다에 나가야 얻을 수 있는 화려한 장식품이었으며, 자와 컴퍼스가 의미하는 과학 기술 역시 바다 항해에 필수였다.
허투루 그려진 그림은 없다. 과일 하나 꽃 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숨은 뜻이 담겨 있다. 그 사물들을 그린 이유가 명확하다. 세계사 속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이룬 물건이기 때문이다. 세계사를 좀더 흥미롭게 알아가기 적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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