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커상 수상작
봄욜 2024/11/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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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언자의 노래
- 폴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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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400
#도서협찬
2023 부커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급관심이 생겼다. 상을 받았다고 모두 맘에 와닿는 건 아니지만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오늘날의 많은 정치적 위기와 공명하면서도
오로지 문학성으로 승리한 책”
부커상을 수상한 이유다. 그해 아일랜드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부커상의 위력이다. 그런 작품을 이렇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예언자의 노래? 제목만 보고선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예언자는 과연 어떤 노래일까? 이 작품은 아일랜드의 내전을 한 가정이 파괴되는 과정을 통해 현실감 있게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가는 시리아 내전과 난민 문제를 보면서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치적 위기와 공명한다는 수상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내전과 난민 문제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다. 그럼 미래에는? 예언자는 말한다. 이건 끝나지 않을 노래라고.
국가가 괴물이 되어 모든 걸 삼켜버린다. 가정도, 생명도, 미래마저도. 아일리시의 남편은 교원 노조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잡혀가 생사를 알 수 없다. 장남은 시위에 참가하다 행방불명되고 차남은 목숨을 잃는다. 결국 남은 두 아이와 함께 탈출을 위해 배에 오르는데…….
허구이고 먼 아일랜드 이야기인데 낯설지가 않다. 5월 광주가 겹쳐져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명분없는 이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예언자의 노래처럼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엔 끝나지 않는 것인지.
시종일관 암울한 이야기지만 마음을 울리는 섬세한 표현이 종종 나온다. 모성애를 보여주는 대목에서 특히 그렇다. 그리고 형식에 있어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 문장이 마침표 없이 줄줄 이어지며 대화도 그속에 묻힌다. 아마도 긴박하고 갑갑한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예언자의 노래>는 지구상에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머나먼 경고, 잘막한 뉴스가 아닌 독자가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작품이다. 우리에겐 결코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지만.
🔖p.22
그녀는 이제부터 펼쳐질 하루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가 아무 인상도 남기지 않고 지나갈지, 또 하루가 잊히고 말없이 헤아려지는 나날에 스며들지 생각한다.
🔖p.51
국가는 우리를 내버려둬야 해요, 마이클, 괴물처럼 한 가정에 들어와서 아버지를 움켜쥐고 삼키다니, 하물며 아이들한테 이걸 어떻게 설명해요, 자기들이 살고 있는 국가가 괴물이 되었다고 말이에요.
🔖p.163
우리가 저들에게 굴복하면 생각할 자유도, 행동할 자유도, 존재할 자유도 없어져요, 난 그렇게는 못 살아요, 저한테 남은 자유는 싸우는 것뿐이에요.
🔖p.354
예언자들의 노래는 그 어느 때나 항상 반복되던 똑같은 노래임을 깨닫는다, (중략) 세상은 어느 곳에서는 늘 끝나고 또 끝나지만 다른 곳에서는 끝나지 않는다, 세상의 종말은 늘 특정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세상의 종말이 당신 나라에 찾아가고 당신 동네를 방문하고 당신 집의 문을 두드리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머나먼 경고, 짤막한 뉴스, 전설이 되어버린 사건들의 메아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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