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으로 책을 다 읽었어도 리뷰를 쓰기 전까지는 항상 마음이 무겁다. Flyleaf에 빼곡히 적어 두었던 키워드 및 감동 문구를 읽고, 다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리뷰가 내 마음에 들게 작성이 되어야 비로소 큰 쾌감을 느낀다. 그때야 비로소 책의 내용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고, 잘 내면화된 자족감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단기간에 잘 읽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1개월에 걸쳐 읽다가 2개월을 쉬고 다시 읽어서 리뷰를 쓰기가 부끄럽다. 그럼에도 나의 오랜 습관으로 인해 끊어졌던 기억을 되살리며 부족한 리뷰를 쓰려고 고집을 피우니 많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누구나 기도를 하지만, 기도 자체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워 본 적이 없어서 이 책을 골랐다. 신학적, 경험적, 방법론적인 면에서 신학자들의 예시와 함께 어떻게 기도할 것인지를 안내하고 있다. Augustine, Martin Luther, John Calvin 등 많은 분의 기도 방법과 사례가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얻은 답은 기도가 의무가 아니라 기쁨을 넘어 축제가 되길 희망한다. 처음에는 기도가 하나님과의 대화 및 만남이며 이것이 의무가 아니라 기쁨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설레기 시작했고, 정말 기쁨의 시간이길 기도했다. (through duty to delight) 그러나 마지막 장에서는 George Herbert, Dwight Moody의 언급을 통해 연회 및 축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연회장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데 왜 물로만 만족하려는가?’로 끝이 났다.
기도가 나의 간구와 필요를 채우는 수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마치 자판기에서 원하는 것을 얻듯이 하나님께 나의 간구만 마구마구 쏟아내는 시간이 되지 않아야 한다. 내가 과거에 나의 조건이 아니라 나 자신만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사랑해 줄 수 있는 my better-half를 얼마나 고대하고 기대했었는가? 지금은 더 이상 그런 환상을 꿈꾸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도로 나아가는 자리가, 나를 지으신 하나님을 더 알려고 (know) 노력하는 자리가 아니라 필요만을 채우는 자리였던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무게의 경중에 상관없이 삶의 어려운 순간은 항상 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가 아니라, 어려움 때문에(because of) 더욱더 기도에 힘쓰며 성장하라고 촉구한다.
기도의 모범이 되신 예수님의 주기도문(The Lord’s Prayer)이 가장 아름다운 기도라고 했다. 과거에 내가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지인으로부터 주기도문을 계속 암송해 보라고 들은 것이 비로소 생각이 났다. 예수님의 주기도문보다 아름답고 향기 나는 기도가 있을까?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지만, 우리의 기도가 당장 응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응답 없는 기도는 없다고 단언한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unanswered prayer). 돌아보면 내가 잘못 간구한 것뿐이고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거절하신 것이 아니며, 나의 타이밍과 하나님의 타이밍이 다를 뿐이다. 기도는 규칙적으로, 끈질기게, 단호하게, 지속적으로 해야 하지만, 순종과 끈질김 사이에서 극단을 피하라고 조언하신다. 기도와 간구를 들으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기억하며 최선을 다해 기도하되, 응답이 지연되더라도 내가 원했던 것의 방향과 다르더라도 순종하라는 뜻이리라.
기도의 순서로 찬양과 감사-고백과 회개-간구와 중보를 추천한다. (adoration and thanksgiving-confession and repentance-petition and intercession) 새벽 예배에서도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나의 필요와 간구를 쏟아내던 나의 기도 습관을 고치고,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 신실하심, 정의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숭배함으로 기도를 시작해 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물건이 있다면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마치 그런 것처럼 내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로 시작해 보자. 내가 사랑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나의 정체성을 말해 준다는 표현을 암기해 보자. (What we love is basically what we are.)
내가 사랑하는 것이 곧 나라는 사람을 말해 주는 것이다. (I am what I love) 만약 내가 하나님이 아닌 부, 명예, 권력을 쫓는 사람이라면 나 자신에게 내가 얼마나 실망할 것인가? 우리는 사랑하지 말아야 할 것을 사랑하거나, 사랑해야 하는 것을 사랑하지 못하거나, 덜 사랑해야 하는 것을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해야 하는 것을 덜 사랑하기 쉽다. 사랑해야 할 것을 제대로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감사가 넘칠 수 있고, 나의 부족함도 깨닫고 비로소 필요와 간구를 전적으로 맡김으로 평안을 얻을 수 있다. 기도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 놓고 하기를 추천하고 시편 인용이 너무 많았다. 시편 자체가 하나의 시이고 노래이며 기도이다. 시편의 내용을 살짝 바꾸어 시작해도 되고 개인적인 내용으로 바꾸어 인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우리의 영혼이 배(boat)라면 누군가는 항해 중(sailing), 노를 젓는 중(rowing), 표류하는 중(drifting), 가라앉는 중(sinking)일 수 있다. 어떤 상태라 하더라도 쉼 없이 기도하라고 한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는 기도를 쓰면서 향기로운 기도를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에 했는데 아직도 실천을 못 하고 있다.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생명을 15년 연장시켜 주신 하나님께 기도하지 못함으로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소심함이 찾아든다. 파스칼은 영적 체험을 한 후 기록한 메모를 코트 안감에 꿰매어 지니고 다녔다고 했다. 기록은 그만큼 강력한 것이다. 희미하지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기도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되었다.
의무를 넘어 기쁨이 되고 축제가 되는 기도의 시간을 가져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