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l People에 심취해서 읽어서 큰 기대감을 안고 읽었는데, 그만큼의 재미는 아니었고 과정에서 약간 지루함을 느꼈다. 완성 문장이 아니라 주어, 목적어도 생략하고 명사구로 이루어진 문장을 두드러지게 사용한 특이한 문체가 처음엔 어색했으나, 군더더기가 없이 간결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자극적인 줄거리에 길들여진 탓일까 아님 클라이막스나 반전이 없이 같은 내용이 계속 전개되어 그런지 다소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놀라운 스토리 전개, 감동적인 영어 문장이나 문체는 적었으나, 연애나 사랑의 개념에 대해 도전거리를 던져주는 내용이다. 제목 Intermezzo는 두 공연 사이에 연주되는 간주곡이란 뜻이다. 마치 이 책이 일부일처제와 일부다처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신세대들의 사랑 방식을 이야기한다고 해야할까? 현재는 한 사람과의 연애와 사랑이 당연하고 정상적이며 사회에서 용인되는 방식이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일까?
어쩌면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도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지난 번 읽었던 A Little Life에서도 Jude와 Willem의 사랑이 다르지만 조금 비슷했다. Willem은 지적, 정서적 사랑은 Jude에게서, 성적인 만족은 다른 여자에게서 찾았고, Jude도 이걸 용인했다. 이 책에서 Peter 역시 Sylvia와의 사랑 과정에서 Sylvia가 교통 사고로 성적 관계가 불가능해지자 다른 여자 Naomi와의 만남을 동시에 이어갔고, 두 여자 역시 Peter의 이런 사랑 방식을 다 받아들인다. Peter는 지적, 정서적 교감은 교수인 Sylvia와 성적 관계는 Naomi와 나누는 느낌이다.
현재는 이런 사랑 방식이 용인되지 않음에 고통을 느껴서인지, 동생 Ivan이 14살이나 많은 Margaret과의 사랑을 이야기하자 상당한 불쾌감을 보인다. 정작 Peter 본인은 10살 어린 Naomi를 일 년 이상 만나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역시 아일랜드 문화에서도 나이가 문제가 되고 중요하다는걸 보여준다. 이 책은 2024년 신작이지만 여전히 현대에서도 남자는 되고 여자에게 연하는 논란이 많이 된다는걸 보여주기도 한다. Peter는 변호사이며 경제적 여유가 있어 더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Peter만 Ivan의 만남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Margaret의 부모 역시 연하와의 만남에 우려를 나타냈고, 친구들에게도 연애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큰 상실감을 느꼈던 Ivan은 Margaret과의 큰 나이 차이에도 그녀의 따뜻한 공감 능력과 이해심으로 인해 전례 없는 삶의 이유를 찾게 된다. 형 Peter에게 늘 부족하고 비정상적이라 무시 당했던 그가 사랑의 힘으로 인해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다.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의 생각의 변화를 보며 새삼 느낀다. 한편, Peter가 두 여자 사이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어떤 것이 정상적인 삶인지 고민하다가 결국엔 두 여자를 모두 만나는걸 보며 사랑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에, Peter는 그의 관계가 정상적이거나 관례적인 것이 아님을 알고 있고, 고민을 해 보았으나 해결책을 못찾고 현 상태를 이어가며 아무것도 고정된 것은 없다고 한다.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사랑이 항상 매끄러운 것은 아니고 삐걱거릴 수 있으나 최선을 다할 것이고 어찌되었든 삶은 계속된다는 말로 책은 끝이 났다. Ivan은 나이 차이로 결국 Margaret과 헤어질 수도 있고, Peter도 두 여자를 모두 사랑한다고 하지만, Naomi가 떠나갈 수도 있다. 아니면 반대로 끝까지 영원히 사랑을 이어갈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면서 사랑 방식만은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한 사람에 의해 사랑받음이 아름답고 고상한 것이라 말하는 전통에 도전하는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실제 삶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읽은 이런 사랑 방식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닌 그런 시대가 올까? 이런 소설을 시도한 작가는 이전 책 Normal People에서 처럼 이 책에서도 normal, conventional이란 단어를 여러 번 사용하며 과연 무엇이 정상인지 독자에게 묻고 있다. 이제 어떤 것인 정상적인 사랑법인지 생각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