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Bias)은 매우 익숙한 단어이고 심리학 책을 읽을 때 마다 수많은 편향을 만나며 인간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된다. 확증편향, 앵커링 효과, 편향의 편향(Bias bias)까지 셀수 없을만큼 많은 인지 편향을 통해 나는 항상 틀릴 수 있고, 내가 알고있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이며, 내가 얼마나 불완전한지 인정하게 된다.
편향(Bias)과 달리, Noise(생각의 잡음)는 백그라운드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판단의 다양성을 가리키며, 판단이 있는 곳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상 이상으로 언제나 Noise가 존재한다. Noise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의 독특함과 다양함으로 일어나는 부산물이다. 일반적으로 다양성과 독특함은 창의성을 유발함으로 환영받을만한 선물이지만, 여기서는 같은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가 내리는 판단과 결정의 다양성이라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하고 불공평을 유발하기도 한다.
Noise는 의학, 법, 경제 전망, 보험료 산정, 사원 선발 및 승진 문제까지 전반적인 분야에 다양하게 발생한다. 똑같은 범죄를 두고 내려지는 형량이 판사마다 판이하게 다른점, 같은 병명에 대해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다른점은 우리를 매우 놀라게 한다. 판사가 배가 고플 때, 혹은 점심 식사 후에, 지지하는 프로 야구나 농구팀 우승 직후냐에 따라, 즉 판사의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피고인에게 판결하는 형량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부분이다.
Noise는 시스템내에서 level noise, pattern noise, occasion noise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어쩌면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인과관계는 상관관계를 암시하지만,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인과관계를 말해주지 못한다. 이 둘의 관계를 혼동힘으로써 무고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수십년간 억울한 상황에 놓여 고충을 겪은 사례도 많다. 대부분 범인뿐 아니라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도 합리적 근거를 넘어 과도한 자신감이나 확신을 가짐으로써 많은 Noise를 일으키며 실수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다. Bias는 찾기 쉬운 반면, Noise는 보이지 않는 적이며, 보이지 않는 적과 대항하여 싸운다는 것은 단지 보이지 않는 승리일 뿐이지만, Noise 감소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줄이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판단의 목적은 개인의 표현이 아닌, 정확성이어야 한다. 둘째, 통계학적으로 사고하고 사례의 외부관점을 고려한다. 사람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비난받지 않으나, 불완전한 인간에게 예견되는 겸허함 부족은 비난받을 수 있다. 즉, 부족함의 한계를 외부 관점의 사례를 이용함으로써 중요한 통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팀간 대화를 최소화하고 독립성을 확보하여, 정보를 왜곡시키는 과도한 일관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넷째, 초기단계에 직관력을 자제하고, 오히려 직관력은 충분히 정보를 제공받고, 잘 훈련받은 상태에서, 나중에 발휘해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의사 결정자로부터 독립적 판단을 얻은 후, 그걸 모아서 종합적 판단을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와 척도를 선호하라고 한다.
마치 손을 청결하게 하고 위생관리를 함으로써, 신체 건강을 유지하듯, 결정위생원칙(decision hygiene principles)을 통해 Noise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Noise 감소 전략은 많은 비용이 들 수 있고, 번거로울 수 있으며 단점도 안고 있다. 또 어떤 Noise는 오히려 다양성 유발로 인해 바람직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대안으로 알고리즘이 판단과 결정을 하게 할 수 있으나, 알고리즘 역시 인간이 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중요한 최종 선택에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며, 그들의 얼굴 없음은 불신을 낳기도 하고, 잘못 관리하면 전문가들이 자율성이 침해받는다고 느끼게 되어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단점도 제기된다.
결국 모든 위험과 단점은 충분히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Noise 감소에 대한 반대 의견이 일리는 있으나, 손익계산을 하되, Noise를 없애기 위한 노력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Bias와 Noise는 실수와 불공평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판단과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 스스로 인식도 못하는 사이에 Noise가 생김으로써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걸 항상 염두에 두고, 우수한 의사 결정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 언제나 의심의 그림자(a shadow of doubt)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믿음과 반대되는 증거를 열린 마음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업데이트(relentless updating) 하기를 권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명언이 떠오른다. ‘Ever tried. Ever failed. No matter.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실패가 기본값인 인간은 판단과 결정에 있어 실패할 수 있다는걸 받아들이고, 실패하되 더 잘 실패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람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현재 어떤 존재이냐가 아니라 현재 무엇을 하느냐이다(What makes them so good is less what they are than what they do.)’라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하루에도 크고 작은 결정과 판단을 해야할 때가 있다. 나의 직장에서 실수를 줄이고, 나의 판단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기는걸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내 모습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지적 결함(cognitive flaws)을 줄이고 객관적 무지(objective ignorance)를 항상 기억하며, 편향과 잡음(bias and noise)을 줄이기 위해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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