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2021년 메가박스 플러스엠x안전가옥 스토리공모전에서 수상하여 안전가옥 앤솔러지 "빌런"의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2022년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수상하여 2024년 첫 번째 장편소설 "소녀, 감빵에 가다"를 집필했고, 드라마화 판권을 계약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남의 타임슬립>을 보겠습니다.

121년에서 사는 류남이라는 남자가 2021년에 수학여행을 왔다가 일행들을 전부 놓쳤답니다. 연락하거나 돌아갈 수 있는 통신기도 잃어버렸답니다.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서에 오게 된 류남은 편의점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아저씨를 신고하면서 경찰서에 온 남은우와 만납니다. 주눅 든 채로 시선을 살피는 남과 시선을 부딪친 은우는 사촌 누나라며 남을 경찰서에서 꺼내옵니다. 은우는 남에게 돈을 쥐여주고 집에 들어가 샤워한 뒤에 밖을 보다가 놀이터에서 눈사람이 된 채로 눈을 맞고 있는 남을 발견해 집에 데리고 들어와 재웁니다. 원체 남을 챙기고 사는 성격인지라 남을 소파에 지내게 합니다.
중학생부터 친구였던 은우와 같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함께 록밴드 '우와시스'를 결성한 국태영, '우와시스'의 보컬로 한국으로 유학 와 건축을 전공한 나나세 치나스, '우와시스'의 베이시스트로 검도를 전공하고 도장 사범님이 되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해고되어 백수인 김희재, 은우의 쌍둥이 오빠인 남정우와 은우의 조카인 남하나까지 남은 이들과 만났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여행하는 중 미래를 예언하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신체를 원래의 장소로 돌려놓습니다. 남은 이 규칙을 어기지 않고 계속 이곳에 살아갈 수 있을지, 자세한 이야기는 <남의 타임슬립>에서 확인하세요.
'시간을 건너 시작된 현대판 인어공주 이야기'란 띠지의 문구가 이토록 딱 들어맞을 수 없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게 단지 여자가 아니라 남자란 점이 다를 뿐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 남을 챙기길 좋아하는 남은우는 미래에서 왔다는 류남을 줍습니다. 은우는 자신의 마음을 알려 하지 않았고, 류남은 자신의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고, 달래주고, 먹을 걸 주면서 도와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채근합니다. 그동안 자신의 감정을 외면한 채로 살아가던 은우는 자신의 감정을 마주 보았고, 인정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집이 되어 사랑합니다. 은우와 남의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빛이 납니다. 이들의 사랑도 좋지만, 은우 친구들의 우정도 너무나 좋습니다. '1시간 남짓 연락이 닿지 않으면 무기를 가지고 은우의 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사람들, 무엇보다 꽉 닫힌 말로 은우를 보호하는 사람들.' 이런 우정을 가진 은우가 너무 부럽습니다. 끼리끼리 모인다고 은우가 그렇게 행동하기에 그런 사람들이 은우 곁에 있는 것입니다. 선뜻 자신의 마음과, 물건과, 공간을 내어주는 은우의 다정함은 눈부시고, 그런 사랑을 가진 은우는 어떤 험한 일이 있더라도 헤쳐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은우의 마지막 행동은 오로지 은우만이 할 수 있습니다. 선의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혐오 속에서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행동에 옮기지 않는 나를 돌아보며, 은우 같은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사랑해요. 여기서부터 제 평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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