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뽀야맘의 서재
  • 마천대루
  • 천쉐
  • 16,650원 (10%920)
  • 2025-01-27
  • : 8,07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70년 대만 타이중에서 태어나 대만 국립 중앙대학 중문과를 졸업한 저자는 1995년 25살에 발표한 소설집 "악녀서"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했습니다. 2004년 장편소설 "다리 위 아이"로 차이나타임스 10대 우수도서상을 수상했고, 2009년 장편소설 "악마"가 대만문학상 금전장 후보에 올랐습니다. 2020년 "친애하는 공범"으로 타이베이국제도서전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천쉐의 소설 <마천대루>를 보겠습니다.



마천대루 경비원 셰바오뤄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은행에 취직해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28살 자신의 생일날 매일 지나는 신호등을 통과하다가 오토바이를 탄 여자와 부딪혔습니다. 여자는 결국 죽었고, 법원은 과실치사로 집행유예 3년과 보험금 외 합의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셰바오뤄는 대출을 받았으나 죽은 여자의 아이들을 보며 죄책감에 망가져갔습니다. 차를 폐차했고,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직장을 관두고 집에 틀어박혀 폐인처럼 지내다 집마저 팔고, 죽은 여자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냈습니다. 통장의 잔고가 바닥나 막노동을 했고, 그곳에서 빌딩 경비원을 소개받아 마천대루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마천대루 상가 아부 카페 매니저 중메이바오는 미용 기술을 배운 엄마와 미용재료를 납품하는 직원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생부는 이미 처자식이 있는 남자였고, 엄마는 그녀를 부모님에게 맡기고 떠났다가 3년 만에 배가 부른 채 계부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엄마를 따라 이사했고, 계부는 술주정이 심하고 도박성 게임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계부가 감옥에 들어가 엄마와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감옥에서 출소한 계부가 엄마를 찾아와 집에 같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휴일 오후, 엄마는 일하러 나가고 남동생 옌쥔은 그림을 배우러 간 사이에 계부가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가위로 계부의 오른뺨을 찌르고 달아났고, 그 뒤로 쭉 도망 다니며 살았습니다. 일하는 곳이든 사는 곳이든 엄마와 계부가 없는 장소라면 그곳이 바로 집이었습니다.

마천대루 부동산 중개인 린멍위, 중메이바오 옆집에 살며 공황장애를 가진 로맨스 소설 작가 우밍웨, 시간제 가사도우미 예메이리, 린다 썬의 아내이자 임신 중인 리모리,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중메이바오의 첫사랑 린다 썬, 마천대루 경비원 리둥린, 중메이바오 옆 옆집에 사는 임신부 리아이미, 아부 카페 사장 리톄부, 부동산 중개소 직원이자 아부 카페 단골손님 왕쓰보, 마천대루 편의점 점원 황하오우, 부동산 중개인 린멍위의 아내 딩메이치, 아부 카페 아르바이트생 루샤오멍, 중메이바오의 남자친구 리유원, 중메이바오의 배다른 남동생 옌쥔까지, 살해된 중메이바오와 관계된 사람들의 진술과 독백은 <마천대루>에서 확인하세요.




대한민국의 도시에는 어딜 가나 아파트고, 그만큼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6살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파트에 살았고, 저희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향, 남동향, 북향에도 살아보았고, 1층에도, 중간층에도, 고층에도 살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5층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는데, 점차 높아지더니 지금은 40층이 넘는 아파트도 많고, 건설 중인 아파트도 대부분 고층 아파트입니다. <마천대루>는 높이 150미터에 지하 6층, 지상 45층, 총 1200세대가 넘는 빌딩으로 8년의 건축 기간을 거쳐 1998년에 완공된 건물이자 책 제목입니다. 한때 대만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집합건물이었고, 지금도 세 번째로 높은 빌딩입니다. 1~3부는 주요 인물이 자신의 시점에서 자신을 이야기하고, 살인사건이 벌어진 이후엔 경찰에게 하는 진술과 독백을 통해 피해자와 그들의 관계와 심경, 마음속에 감춰져 있는 거짓과 진실을 보여줍니다. 누가 살인사건의 범인인지 알듯 모를 듯 모호한 가운데, 이제 범인이 밝혀지리라 기대했던 마지막 4부에서 갑자기 구조가 바꿔 살인 사건 이후 1년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나타난 일상의 변화를 서술합니다.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어리둥절했지만, 작가의 의도가 4부에 응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살인 사건을 잊고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아파트 사람들을 보면서 현대 사회의 비정함을 무심히 보여줍니다. TV에서 보도되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잠깐의 감정을 가지지만 우린 금방 일상생활로 돌아갑니다. 그런 사건이 가족의 일이 아닌 이상, 사건 하나하나에 휘청이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이들에겐 영향을 미칩니다. <마천대루>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누군가의 죽음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타인의 죽음이 정말 나와 무관한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누가 죽였든,

그녀의 죽음이 우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을

p. 202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