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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바다가 보이는 동네에서 태어난 저자는 무수한 감정, 무한한 상상, 그리고 영원한 꿈을 담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답니다. 필명은 가족, 글, 눈물의 뜻과 축하하는 글이라는 뜻을 중의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밤이슬 수집사, 묘연"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타인의 수명>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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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전, 정부에서 수명측정기를 전 국민에게 배부합니다. 수명측정기 검사 방법은 간단한데, 측정이 시작되고 안내 음성을 통해 자신의 수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명 확인은 5세부터 가능하며, 한번 측정된 수명이라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검사자의 연령에 비해 일반적인 수명보다 현저히 낮게 나왔다면 병원 방문을 통해 진단을 받으라는 주요 사항도 있습니다. 의외의 결과에 충격을 받아서 삶을 비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버킷리스트처럼 자신의 수명을 맞춰 미리 인생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수명측정기를 불신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전국적인 난리 통이 지나고 지금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의 수명을 측정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 백도훈은 68세로 자신의 수명이 나왔고,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을 위해 노력했지만, 절친 정우의 수명이 36세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고백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수명 나눔을 기대했는데,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그제야 수명측정기에 동봉된 수명 나눔 안내서를 찾아서 도훈은 읽어봅니다. 평생 단 한 명에게만 수명 나눔을 할 수 있으며, 나눔한 기간만큼 나눔을 하는 사람의 수명은 단축됩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직계가족, 배우자, 형제, 자매 사이에서 같은 혈액형일 경우에만 수명 나눔이 가능합니다. 결혼 예정자는 혼인신고 후 1년이 지나야 배우자에게 수명 나눔이 가능하고, 입양 가정은 입양 후 1년의 기간이 지나야 수명 나눔이 가능합니다. 단 입양된 자녀는 다른 가족에게 수명을 나눔 할 수 없지만 반대로 수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눔을 하는 사람은 20세 이상 성인만 가능합니다.
정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발인을 마친 후 집에 와서 폐인처럼 지내고 있는데, 몇 년 전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진 애인 차세희가 찾아옵니다. 죽기 전 정우가 자신을 찾아와 도훈을 보살피라는 말을 했다면서요. 그렇게 만났고, 세희는 도훈에게 결혼하자고 합니다. 결혼하고 딸 은유도 낳고 행복한 생활을 보내는데, 결혼 1주년이 되던 날, 세희가 자신의 수명이 훨씬 짧다며 은유를 위해 도훈에게 수명을 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다행히 둘은 같은 혈액형이었고, 도훈은 세희에게 수명 나눔을 합니다. 그러고는 연기처럼 사라진 세희, 경찰에게서 세희를 찾았다는 전화가 옵니다. 경찰서에서 만난 세희는 도훈과 결혼 전 공태영과 결혼을 했었고, 둘 사이에 공지아라는 7살 딸이 있다고 합니다. 지아의 예측 수명이 턱없이 부족해 수명을 나눔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공태영은 혈액형이 맞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세희는 나눠줄 수명이 부족해서 수명 나눔을 받기 위해 백도훈과 가짜로 결혼을 한 거랍니다. 한 번도 은유가 자신의 딸이라는 생각을 한 적 없다는 세희의 말을 듣게 된 도훈은 이혼을 하고 은유를 키우며 살아갑니다.
12년이 지나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가게 된 은유는 교통사고가 났지만 큰 상처 없이 무사했습니다. 병원에서 수명측정기로 검사한 결과 예측 수명이 18세로 나왔고, 특별한 원인 없이 아동기에 수명이 줄어드는 희소한 MER이라는 병을 앓고 있답니다. 발병 초기에만 한시적으로 수명이 줄어드는 거라 가족분들에게 수명 나눔 수술만 받을 수 있으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랍니다. 그러면서 혈액형이 같다면 아빠인 도훈에게 수명 나눔 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보는데, 이미 세희에게 수명 나눔을 한 도훈은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도훈은 어떻게 해야 할지, <타인의 수명>에서 확인하세요.
간단하게 자신의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수명측정기가 전 국민에게 보급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생각보다 짧은 수명에 우울해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이제라도 자신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운동과 식단으로 관리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 혼란을 거친 후 사회가 안정되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로 사회가 어지러울 것입니다. <타인의 수명>은 타인에게 수명을 나눔 할 수 있는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직계가족, 배우자, 형제, 자매 사이의 서로 같은 혈액형일 경우에만 수명 나눔이 가능하다지만, 그런 조항을 교묘히 이용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그래서 결혼 예정자와 입양 가정에 대한 내용도 추가했지만, 책에 나오는 것처럼 불법으로 수명을 주고받는 시장이 생깁니다.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그들의 자식은 오래 살기 원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해 수명을 받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수요가 있다면 형편이 어려워 막다른 길에 몰린 사람은 수명 나눔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가진 자는 오래 살게 되면서 수명이 하나의 계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전까지 많이 가진 사람이건, 적게 가진 사람이건 죽음 앞에선 평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은 <타인의 수명>에서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우린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매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앞을 몰라서 불안한 것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내일이 기대가 됩니다. 책을 읽으니 아직까지 수명측정기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분명해집니다. 알면서 살아가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알 수 없기에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 책입니다.
삶은 이어진다.
누군가에게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p. 321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