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월드..
rno21 2003/12/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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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이다. 이 책은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이와이의 말걸기가 아니라 철저히 자기만의 추억에 잠겨 있는 그의 혼잣말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봤는가가 아니라 언제 봤는가이다'라는 본문 속의 말처럼 이와이는 시종일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며 회상에 잠기는데, 이 책의 유일한 재미는 그 회상 가운데 그가 이따금씩 흘리는 [러브레터] 나 [언두], [스왈로우테일] 같은 영화들의 단초를 줍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오직 이와이의 팬을 위한 책이며 만약 이와이의 팬이 아닌 사람이 읽는다면 분명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 '뭐 이런 시시껄렁한 얘기들을 책으로 묶어냈담'
(물론 나는 이와이의 팬이므로 재밌게 읽었다)
촬영현장이란 불가사의한 장소라서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우연이 종종 발생한다. [러브레터] 때는 눈(雪)이 그랬다. 눈 내리는 장면이 그렇게 많은 영화인데도 두 달에 걸쳐 촬영하는 동안 눈이 내린 것은 단 몇 번 뿐이었다. 10월부터 11월에 걸쳐 몇차례 눈이 왔는데, 그곳 사람들은 단 몇번이든 눈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다고 했다. 우리는 웬일인지 눈이 오는 날에만 눈 오는 씬 촬영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첫번째 눈이 왔을때는 '음, 앞으로는 이렇게 운이 좋을 리 없어'라고 했다. 그런데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눈이 필요한 장면이 되면 전날밤부터 흐려지더니 아침엔 한 편의 은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네 번째도 적중하고 나서 다섯번째가 다가오자 오히려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도 또 내리면 그야말로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다. 영화 속에 '후지이 이츠키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런 대사가 있다는 것마저 묘한 우연으로 생각되어, 모두 마른침을 삼키며 촬영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눈은 내렸다.
- 본문 중에서
하지만 아무리 그래두 '영화 도서'의 외피를 하고서, 또 영화 제목들로 목차를 나누고서, [킹콩]부분에서 영화 [킹콩]에 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건 좀 심했어 -.-;;
http://rno.net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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