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구순이 되시는 어머니는 내가 어릴 때부터 종종 이렇게 가르치셨다 : "선무당이 사람 잡는 법이란다!" 어설프게 알고 나서는 것은
아예 전혀 몰라서 뒷전에 앉아 있는 것보다 더 못하고 더 위험하다는 경고였다.
아뿔싸, 어머님 말씀대로 지금 이 세상에는 애꿎은 국민들을 그렇게 몰아세우고 잡아족치는 "선무당"이 너무도 많다. 이거야 진보-보수를 따질
일도 아니고, 좌익-우익을 가릴 것도 없다. 경제든, 정치든, 문화든, 사회든, 각 분야에서 힘깨나 쓰고 인기 좀 누린다는 사람들치고,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전후의 맥락을 가린 다음에 한 마디라도 하는 사람은 정말이지 보기 드물다.
그런 점에서 정규재 TV 라는 1인 인터넷 방송이 시작된 지 2년 남짓에 누적 방문객 1천 2백만 명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바로 우리
어머님의 경고를 방송의 기본 정신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틀림없다. 통계숫자 하나 빌어와도 조심하고 철저히 검증하며, 남의 말 한 구절
인용해도 앞뒤 맥락 따져보고 진정한 의도를 가늠해본 다음에 인용하는 사람이 과연 몇일까? 그런 사이비 선동가들만 없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더
조용하고 차분하고 교양 있고 '선진국'스러울까? 그런 엉터리 멘토들만 없다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국민의 지적 수준도 더 신속하게 높아지지 않겠는가?
"어설프게 알고 앞에 나서면 국익에 해만 끼치니까, 차라리 집에 좀 틀어박혀 공부나 더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말이다!
제목이 "닥치고" 진실 이어서 좀 '우악'스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 책이 주는 메시지의 핵심은 완전히 제대로 담은 제목이다 ! 진실이
아니거들랑, 진실을 어슴프레 정도만 알고 있거들랑, 남들한테 (특히 엉터리 멘토들한테) 귀동냥으로 들은 지식 뿐이거들랑, 큰 그림과 작은
그림과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들랑, 제발 거들먹거리며 나서지 말고 조용히 공부 좀 하라는 메시지니까 말이다!
맞다, 대한민국, 제대로 꼼꼼하게 공부 좀 해야겠다.
정규재 TV가 맨날 외치듯이, "닥치고 진실만" 찾아야겠다.
이거야 진보-보수를 따질 일도 아니고, 좌익-우익을 가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