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련의 매력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얘기를 전혀 어렵지 않게 한다는 점일 것이다.
[폐월; 초선전]은 책소개에 쓰인 대로 삼국지의 여성 캐릭터 [초선]에 대한 이야기다.
삼국지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데다 소설의 배경설정상 왠지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걱정하며 책을 펼쳤는데
마치 현대 배경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편안했고 모르는 단어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초선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작가가 안배한 흐름을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책의 이야기를 다 쓸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기 전 내가 막연하게 갖고 있었던 초선이라는 인물의 이미지와 박서련이 해석한 초선은 전혀 달랐다.
내가 상상한 초선은 아름다움을 무기로 정사를 뒤흔드는 조금은 간교한 느낌의 [여성]이었다면
박서련의 초선은 생존과 자신의 사랑, 신념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전작 [체공녀 강주룡]에서 강주룡이 그랬듯이.
평소 박서련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책이 올여름을 즐겁게 보내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