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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1823님의 서재
  • 이루는 이루
  • 구한나리
  • 13,500원 (10%750)
  • 2026-08-27
  • : 160

뽑기공이 아이들의 재능과 인생을 결정하는 세상. 책 속 아이들은 원하는 색의 공을 뽑기 위해 ‘뽑기 학원’에 다닌다. 빨간 공은 예술, 파란 공은 체육, 초록 공은 학문과 지식을 뜻하고, 공의 색에 따라 재능이 발현된다. 색이 선명할수록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얼핏 엉뚱해 보이는 설정인데 묘한 기시감이 든다. 우리는 아이의 미래를 공으로 뽑지는 않지만 성적, 적성검사, 영재검사, 입시 결과, 자격증, 학원 레벨 같은 것으로 끊임없이 아이를 분류하고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미리 학원을 다니고 준비한다.


‘학원 전기세 내주러 다닌다’고 자조하면서도 학원을 끊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둘 더 늘려가는 현실. 맞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건 결국 그만둘 용기가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더욱 이루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기준에서 한 발 비켜서서 자기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애매한 색의 공을 뽑았다는 이유로 동네 사람들에게 실패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힘들게 연습생 생활을 하는 모습으로만 그려졌던 서라가 알고 보니 누구보다 씩씩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성공과 실패는 남들이 정한 기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다.


서준이와 진수, 이루가 어떤 공을 뽑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더 이상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 역시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무엇을 타고났는가보다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제목처럼 이루는 그저 이루일 뿐이다. 아이의 가능성을 너무 빨리 정하고 이름 붙이려는 우리에게 가볍게 읽히면서도 꽤 오래 여운이 남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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