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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여는 길의 서재
  •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박예진 엮음
  • 15,750원 (10%870)
  • 2024-01-15
  • : 4,154

최근 소설이나 에세이는 손에 잘 잡히질 않았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뭔가 현실과 동떨어진

소설보다는 그나마 지금 이순간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용적인 책들에 시선이 갔었다.

사실 그런 책들 마저도 집중이 잘 되지 않는

혼란스럽고 정신없이

한 해를 맞이하고 있을 때

이 책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만났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방>의 작가라는 것 이외에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쓰고 싶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여류'작가로 꼽히고 있다는 것 외에는.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인

<자기만의 방>을 비롯 열 두 작품을

주제별로 묶은 후 버지니아 울프가

글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핵심문장들을 뽑아서 배열한 후

그 작품에 대한 설명, 배경, 의미 등

저자만의 시선으로 작품과 문장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유명 작가, 버지니아의 문장들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그의 글 속에는 여러 차례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물상, 자연현상의 의식적 표현 등 버지니아의 글은 때로 난해하게 읽히기도 해 종종 독자들에게 좌절감을 주기도 하니까요.

-중략-

그는 자신만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소설을 쓴 모더니즘 작가로, 그가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을 그저 글로 옮겨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어렵게 다가오는 문장들이 있다면, 문장을 의식의 저편너머로 그저 관조해 보세요. 그의 문장들을 통해 버지니아의 생애를 바라보고 그 흐름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책에 담긴 문장을 읽으면서 그의 생(生)과 죽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p.17 <프롤로그> 中

처음 프롤로그를 읽을 때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책을 펴서 그녀의 대표작인

<자기만의 방>의 문장을 시작할 때야

비로서 문장만으로 작품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일부의 문장만 읽어서 그런가 싶어서

<자기만의 방> 책을 펴서 읽어 보았다.

'의식의 흐름' 기법, '모더니즘' 이라는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 알 것 같았다.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따라가기가

힘들고, 상상이 쉽지 않았다

오히려 몇 개의 문장들이 제시한 후

이 책의 저자가 문장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것이

훨씬 이해가 쉽고 깊은 곳의 울림이 느껴졌다.



sentence 012

Fiction is like a spider's web, attached ever so lightly perhaps, but still attached to life at all four corners.

소설은 거미줄과 같아서 아주 가볍게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삶의 네 귀퉁이에 붙어 있습니다.

p.32



일상에서 소설은 한 발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그렇지 않다고

버지니아는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가슴 속에 있던 북받쳐 오르는

그 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낯선 소설의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더 간절하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다.

한 소설의 소개 끝에는 그 주제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마지막 문장을

필사해봄으로써

그 문장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마련해두고 있다.



1장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다

2장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3장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4장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그리고 버지니아의 일기가 부록으로 실려있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의 유서가 에필로그로

마무리 된다.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련되고 간결하면서도 조용한 문제 속에

그 누구보다 강한 강단과 힘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이어지지 않은 스토리가

신경쓰여서 집중이 잘 안되었는데

다시 문장을 차근차근 읽다보니

저자가 프롤로그에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저 관조하면서 흐름을 함께 하니

비로서 그녀가 얘기하고 싶었던

간절한 세계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다 알 수는 없지만 조금, 아주 조금은

그녀의 고뇌를 느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허난설헌이 오버랩이 되면서

자꾸 떠올랐다.


이제는 이 책에 언급된 소설들을

다시 하나 하나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바로 이해는 여전히 안되겠지.

그렇지만 몇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버지니아 울프의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조금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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