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알렉스 캐브레라 그림 로사 M.쿠르토 옮김 김성은
처음에 어린이 인권에 관한 책이라고 했을 때 조금 의아했어요.
인권이라고 하면 물론 중요하고 아이들에게도 인권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인권은 어린이 지켜줘야하는 것이지 아이 스스로 지킬 수는 없을 꺼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어린이 인권에 관한 책이라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부모를 위한 책의 형태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시작은 정민이보다는 제가 볼 요량으로 <나 여기서 살아도 되니?>를 만나게 되었어요.
하지만 읽고보니 어린이도 스스로 자신의 이름과 국적의 중요성을 알아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아키다라는 마을에 사는 아민이 호기심이 아주 많은 아이예요. 길을 갈 때 가끔 한눈을 팔아서 항상 부모님과 어른들이 걱정하는 소리를 듣죠. 그러던 어느날 부족들과 함께 길을 가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쳤어요. 아민은 비바람과 천둥속에서 부족들을 잃어버리고 말아요. 길을 잃고 정글에 들어간 아민은 있을 곳을 찾아보아요. 하지만 원숭이와 함께 하려면 나무를 잘 타야 하고 악어와 함께 하려면 수영을 잘해야해요.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한 아민에게 고슴도치가 함께 살자고 하지만 고슴도치의 가시가 아민을 콕콕 찔러서 함께 살수가 없어요. 실망한 아민은 슬퍼하며 정글을 헤매다 자신을 찾는 가족들과 만나 마을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어린이 권리 원칙 3
어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이름과 국적으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이름과 국적은 모든 어린이가 어디에 살든지 가지는 권리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서 독립적인 존재임을 알리고, 다른 아기와 구별합니다.
부모의 문화적 바탕이나 국적에 상관하지 않고, 어린이는 태어난 나라의 국적을 가집니다.
지금껏 사람이 이름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하지만 모두들 이름의 중요성은 무의식중에 어느정도 인식을 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 상대에게 있어서 내 존재가 확인되는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이 아니 나, 다른 사람과 다른 나
즉, 이름은 자존감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뭐 요즘은 제 이름은 어디가고 거의 정민엄마로 불리고 있지만요..ㅎㅎ
그래서 정민이 엄마로서 좀더 자각하게 되고 정민이 엄마라는 직책을 좀 더
소중히 생각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아이들도 어느정도 이름이라는 것에 존재의 의미를 두는것 같아요.
정민양만 해도 제가 장난삼아 "떼쟁이" "말썽꾸러기"이런식으로 부르면
"아니야, 나는 이정민이야!"이렇게 대꾸하거든요. 그것도 아주 단호한 목소리로요.
저는 어린이 권리가 아직 정민양에게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정민양과 읽고 나니 그리 어렵지 않고 너무 단순하면서도
당연한거라는걸 생각하게 되었네요.
정민양도 엄마도 은연중에 알고 있던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네요.
그리고 사실 어린이의 국적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정민양에게도 한국에 살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세계지도를 보여주며 위치까지 알려주었지만
흠~~과연 이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민양에게 국적은 나라보다는 우리집인것 같아요.
아민이 마을로 돌아갔다고 하니까 정민양은 "나는 우리집에서 살아요~" 이러네요..ㅎㅎ
아직 나라보다는 가족이 전부인 어린 정민양인가봐요.
하지만 다문화 가정이 많은 요즘 국적은 중요한 문제인것 같아요.
엄마, 아빠의 국적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 땅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같은 국적을 가진
같은 국민이라는 것을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은 그런것을 엄마, 아빠가 어느나라 사람이냐를 신경쓰거나 그런걸로 차별할 나이는 아니지만
미리미리 이런 좋은 책을 읽으므로써
자신만의 권리뿐 아니라 내 친구의 권리도 생각해는 똑똑한 딸아이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