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
alacksil 2011/02/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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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
- 김영두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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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 2011-01-17
: 195
과거의 것은 곧고 우직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옳고 바른 것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조건 따르자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자신만의 곧은 생각을 후손들에 의해 전해지도록 한 옛 성현의 가르침은 요즘 급변하는 세태에 따라 귀가 팔랑이고, 마음이 위태로운 사회인들이 귀 기울이고 배울만한 습관이 아닐까 생각한다.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트렌디소설이나 추리소설, 직장인인 나를 안심하게 만드는 자기계발서적-꼭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읽으면 마음이 놓인다-을 많이 읽던 나에게 ‘퇴계, 인간으로 도리를 만나다’가 눈에 띄었던 이유는 자꾸만 번잡해지는 내 삶을 이끌어가는 기준이 불안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책이 한 손에 들어오고, 무겁지 않아서 출근, 퇴근 독서용 서적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를 곧게 옮겨놓은 이 책은 쉽게 넘길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그가 바라보았던 세상과 인간이라면 마땅히 따라야 할 도리들을 쉽게 풀어쓴 책이라지만, 타인의 메시지를 내가 이해한다는 것은 당연히 어려워야 정상이 아니던가. 때문에 하루의 일을 모두 마치고, 자기 전 30분~1시간 정도를 소비하여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간 과거의 성현들은 고집스럽고 벽창호 같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퇴계의 가르침은 유연했고, 현재를 살아가는 나도 기억해둘만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읽는 속도가 느렸던 이유는 퇴계가 외치던 인간의 도리를 옮겨 풀어쓴 내용에 대해 다시 읽고, 생각하고, 옮겨 쓰는 수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빠른 것도 좋고, 쉬운 것도 좋다. 하지만 가끔은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성현의 가르침에 빠져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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