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로체스터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설명했다. 책은 5부로 나뉘어 있는데 실재와 허구, 믿음, 지식, 옳고 그름, 생각하는 방법이다.
즉 책은 기존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존재, 믿음, 지식, 선악관을 의심하게 만들어 놓고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언론 기사를 참고로 쓰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전차 1대가 선로를 따라 급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정신 나간 철학자 한 사람이 선로에 5명을 묶어 놓았다. 당신은 전차 앞에 서 있는 사람 1명을 밀면 전차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5명을 살리기 위해 1사람을 밀어 죽게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저자의 답은 밀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스위치를 움직이고 선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밀어버리는 것이 도덕적 의무라고 까지 말했다. 일반적으로 설사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 하더라도 또 다른 사람을 죽음에 빠뜨리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이런 후자의 생각을 시야를 심각하게 왜곡시키는 ‘도덕적 착시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저자는 윤리학의 목적은 바로 그 도덕적 착시를 깨부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저자의 철학적 바탕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라고 한다. 결과로 행동을 판단하는 결과주의 철학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의무론적 철학은 모호하다고 비판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계 범위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결과론적 입장을 추구하면서 행동 기준을 '경제학자의 황금률'(Economist’s Golden RuleㆍEGR)’이라는 말로 대치한다. 이 말은 모두가 부담하는 비용보다 자신을 비롯한 모두가 얻게 될 편익이 크다면 생산적인 행위라는 의미다.
EGR을 적용해서 행동을 어떻게 할지를 예시해 놓기도 했다. 먼저 남의 것을 훔치면 안된다. 이유는 절도 행위에 쏟는 시간과 노력으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절도 행위는 더 좋아질 수도 있는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든다.
쓰레기 투기는 어떨까? 버린 쓰레기를 다른 사람이 발견하고 악취를 맡거나 그 사이를 누비며 감당해야 하는 총비용이 쓰레기를 버린 사람이 누릴 편익보다 적다면 괜찮다고 주장한다.
인적 없는 길에서 아이팟을 발견하면 주워도 되고, 100달러 지폐를 보면 주워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아이팟의 경우 아이팟 1개를 얻었고 주인을 잃은 셈인데, 사회적으로 볼 때는 순이익이라는 것이다. 반면 100달러를 주운 사람은 그 돈을 써버릴 것인데 그로 인해 물가는 상승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정확히 100달러 만큼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후자는 사회에 피해를 끼치게 되기 때문에 주워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다양한 수학, 경제, 종교, 과학 이론을 넘나들면서 지적인 왕성함을 보여준다. 여러 이론들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서 설명을 충분히 알아듣기 힘들었다.
안셀무스의 3단 논법과 파스칼의 도박 같은 유신론자들이 써온 전통적인 논리들을 반박한 것도 놀라왔다. 거침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적설계론을 반박하는가 하면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도 비판한다. 저자는 충실하게 눈에 보이고 증명이 가능한 것만을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책에도 나왔지만 마이클 샌델과 같이 당위론적 도덕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그런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에 찬성하든 그렇지 않든, 치밀한 논리를 가지고 우리가 당연시하고 있는 여러 분야에 대해 도전해 준 것은 지적 나태함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