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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한잔

- 다시, 100일 정진,  43일차

<迷生寂亂/미생적란/미혹하면 고요함과 어지로움이 생기고

悟無好惡/오무호오/깨치면 좋음과 미움이 없거니>


도를 닦으려면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닦아야 하는 줄 안다.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고요한 환경에서 도를 찾아야 되기 때문이다.

그럼 도는 깊은 산 속에만 감춰져 있는 것인가.

산 속에 절이 많은 이유가 번잡한 속세를 떠났기 때문인가.

그러나 신심명은 말한다.

고요함을 찾는 것 또한 미혹하기 때문이라고.


미혹(迷惑)이란 한마디로 무언가에 홀려 정신 못 차린 상태를 말한다.

현대식 용어로 표현 한다면 편견 이나 편향에 빠진 상태와 비슷하다.

편견이 우리의 사고를 잠식하면 우리는 미혹의 구덩이에 미끄러진다.

구덩이에서 허우적 거리면 나오려 해도 다시 구덩이로 빠지고야 만다.


오직 빠져 나오려면 내가 미혹에 빠졌다는 것부터 자각해야 한다.

그 자각이야말로 내가 미혹함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밧줄이다.

미혹에 빠진 것조차 모르는데 어찌 내가 미혹에 빠져 있음을 알 것인가.

그래서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장심용심(將心用心)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니    

기비대착(豈非大錯) 어찌 크게 그릇됨이 아니랴

미생적란(迷生寂亂) 미혹하면 고요함과 어지로움이 생기고

오무호오(悟無好惡) 깨치면 좋음과 미움이 없거니

두두물물 처처불상 사사불공 (頭頭物物 處處佛像 事事佛供)

삼라만상 하나하나, 물건 하나하나가 모두 부쳐요, 곳곳마다 부처가 아니 계신 곳이 없다.

도가 어디에도 없는 곳이 없음을 안다면 고요한 곳이든 번잡한 곳이든 상관이 없다.

 

깨우친 다는 것은 바로 미혹함에서 단박에 벗어나는 것이다.

어쩌면 깨우침의 ‘깨’는 미망에서 깨어나는 것이고, 모든 분별이 깨지는 것이다.

지금 껏 믿어왔던 고정 관념이란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아직도 미혹의 구덩이에 빠진 줄도 모른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마음이 고요한가, 아니면 시끄로운가.

답이 둘 중 하나라면 십중팔구는 여전히 난 미혹에 빠져 있는 것이다.

 

고요함을 찾지 말라. 찾는 마음이 이미 시끄럽다.

 

주: 迷生:미혹할 미, 날 생: 미혹하게 생기다.

寂亂: 고요할 적, 어지러울 난: 고요하고 어지러움

悟無: 깨달을 오, 없을 무 : 깨달음은 ~ 없다.

好惡: 좋을 호, 미워할 오 : 좋고 미워하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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