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100일 정진, 11일차
<一種平懷/일종평회 /한가지를 바로 지니면
泯然自津 /민연자진/사라져 저절로 다 하리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간단하지 않다.
세간이냐, 출세간이냐, 본성이냐, 본능이냐, 창조이냐, 진화냐, 돈오냐, 돈수냐 같은 질문 구조로 우리는 구분을 단순화시킨다.
보다 빠르고 쉽게 판단하고 선택하기 위해서 이다.
그것이 우리가 여태껏 살아왔던 생각의 패턴이며 그것이 우리의 삶을 주도해왔다.
복잡한 것은 싫다. 단순한 게 좋다.
그래서 대상에 대한 질문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별했다.
그러나 실제 삶은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질문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선택하는 결정은 결코 쉽지 않다.
취하고 버린다는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여여하지 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셈이다.
양유취사(良由取捨) 취하고 버림을 말미암아
소이불여(所以不如) 그래서 여여치 못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신심명을 통해 그 여여함에 이르는 길을 발견했다.
그건 오직 간택하고 분별하고, 취하고 버리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에 걸리지 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본성과 본능이 따로 구분 되어진 것이 아니며
창조와 진화가 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돈오와 돈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모순이 모순이 아니라 우리의 그 어떤 선택에도 걸리지 말라는 것이다.
본능은 본능대로 인정하고
본성은 본성대로 인정하며
창조와 진화가 둘이 아님을 들여다 보고
돈오와 돈수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알라는 것이다.
구분이란 방편이고, 분별 또한 과정이다.
우리는 과정을 결론으로 오해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세상의 실체를 여전히 잘못 보는 것이 아닐까?
일종평회(一種平懷) 한 가지를 바로 지니면
민연자진(泯然自津) 사라져 저절로 다 하리다
한 가지란 늘 여여(如如)한 마음자리를 뜻한다.
그 여여함에 이르면 구속 되는 것이 사라지는데 어찌 걸릴 것이 있을까?
분별함에도 걸리지 말고, 아는 것 모르다는 것에도 걸리지 않는 마음.
그것이 여여함이다.
여여함이 전부가 되는데 그 외에는 전부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이제 승찬스님이 본래 그물을 치지도 않았음을 알기에 이르렀다.
주:一種: 한 일, 씨 종 : 한 가지 씨
平懷: 평평할 평, 품을 회: 평등하게 품다. 평등한 마음을 품는다는 것은 담담한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닐까?
泯然: 망할 민, 그러할 연: ~ 그러하게 없어진다.
自津:스스로 자, 다할 진: 스스로 다했다.

By Dharma & Mah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