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보이차 한잔

관노트: 8월 26일

글 제목:  완벽귀조(完璧歸趙)와 트럼프

춘추전국시대는 약육강식의 시대였다.

강대국은 힘으로 약소국을 위협했고, 약소국은 처신과 외교로 살아남아야 했다.
그 대표적인 고사로 완벽귀조(完璧歸趙)가 전해져 온다.

약소국 조(趙)나라에는 화씨지벽(和氏之璧)이라고 불리는‘벽(오늘날의 옥)’이 있었다. 강대국인 진나라는 이 보물을 탐 냈고 마침내 자신들의 땅 일부와 바꾸자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조나라는 분명 그것은 명분에 지나지 않고 결국 모두 뺏기게 되리라는 고민에 빠졌다.
옥을 바치면 보물을 잃고, 거절하면 전쟁이었다.

이때 조나라의 재상 인상여(藺相如)는 기지를 발휘해 옥을 잠시 진나라에 보내는 척하며 결국 무사히 돌려받았다.
이 고사에서 나온 말이 바로 ‘완벽(完璧)’이다.

‘완벽귀조’란‘흠 없는 옥을 온전히 지켜내 조나라로 가져왔다’는 뜻이다.


오늘날, 여전히 우리는 춘추전국시대의 상황과 다르지 않음을 쉽게 안다.
어제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글을 남겼다.
“한국은 숙청 중이다. 혁명 같다. 우리는 그런 나라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파장은 커 보였다. 언론과 정치권은 혹시 회담이 파행으로 흐르지 않을까 긴장했고,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막상 회담장은 달랐다.

트럼프는 이재명 대통령을 맞으며 환하게 웃었고,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우려는 기우였고, 회담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정부는 안도했고, 정당들은 각자의 언어로 성과와 한계를 해석했다.
그 중 의전 문제는 논란이 됐다. 비판자들은 영빈관 대신 호텔 숙박과 공항 영접 인사의 격을 문제 삼았고, 지지자들은 실무 방문이니 당연한 절차라 했다.
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체면이 아니다.

회담의 실질적 성과가 있었는가, 삶에 닿는 변화가 있느냐가 본질이다.

트럼프의 방식은 특유의 연극성이 있다. 회담하기 전 강한 언어로 기선을 제압한다. 그러고는 회담장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환대로 전환한다.
이렇게 트럼프는 잘 설계된 연극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자연스레 쥐고 있었다.

작은 요구조차 내놓지 않은 듯 보였지만, 진짜 청구서는 뒤에 올 것이다.
관세, 동맹, 투자 이행 같은 구체적 비용은 언급조차 안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회담은 겉으로 체면을 지켰을 뿐, 관세와 동맹, 투자라는 본질적 과제는 그대로 남았다.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은 체면이 아니라, 완벽과 같은 흠 없는 실질적 성과다.
조나라가 ‘화씨지벽’이라는 옥을 돌려받은 것처럼, 우리의 ‘행복한 삶’이라는 옥을 온전히 지켜내야 한다.

정치권은 서사로 다투겠지만, 시민은 수치로 그들을 평가해야 한다.

적어도 아래 8가지 지표의 수치는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1. 공장 기분 지수(PMI)는 살아나고 있는가?  (50 이상이면 공장이 살아난다는 신호로 본다)
2. 반도체 외 수출, 즉 자동차, 조선, 화장품 등 고르게 팔리는가?
3. 관세 예외 업종 수, 즉 미국이 세금을 깎아주는 산업이 늘어나는가?
4. 조선업 투자 실행률, 즉 계약이 실제 착공, 고용으로 이어지는가?
5. 외국인 투자 유입, 유출(FDI), 즉 한국으로 돈이 들어오는가, 빠져나가는가?
6. 노사 분규와 가동률, 즉 파업으로 멈추지 않고 공장이 돌아가는가?
7. 실업률과 청년 장기 구직자, 즉 젊은 세대가 일자리를 얻고 있는가?
8. 물가 2%대 유지가 되는가? (2%는 생활비의 안정적인 수준의 기준임)

숫자와 추세선 이야말로 정치의 서사보다 확인해야 할 진실에 가깝다.
춘추시대 인상여의 지혜는 오늘날 수치에 근거한 지혜로움으로 변해야 한다.
춘추시대 조나라가 ‘화씨지벽’을 지켜낸 것처럼, 오늘날 한국도‘행복한 삶’ 이라는 ‘완벽(完璧)’을 돌려받아야 한다.

트럼프의 무대는 연극일 수 있으나, 시민의 삶은 무대 위 연극이 아니다.
우리는 의전의 격보다 매달 나오는 수치 속에서 나라의 방향을 읽어야만 한다.

서사와 선동에 흔들리는 정치보다는 원칙과 수치를 무장한 지혜로운 자로 살아야 된다.


나는 과연 행복한 삶을 완벽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 by Dharma & Maheal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