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읽음.
치킨이라는 한 식품에 얽힌 과거와 현대의 문화, 경제를 설명하는 생활사 책. 서민과 기업, 문화와의 관계를
이해하기 좋습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인데 쉬운 말로 잘 풀어낸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인터뷰나 수치 풀이 등 참고한 자료가
어마어마했을 텐데 각주가 별로 없어서 거침없이 시원시원하게 읽어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글쓴이의 내공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산만합니다. 필력은 훌륭한데 이상하게 산만해요. 내용 구성이 일관성 없고 이 얘기를 여기서 조금, 저 얘기를 여기서 또 조금
이런 식으로 흩어놓는 이상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다루는 내용은 사학 중에서도 현대생활사이니만큼, 역사서로서 글을 구성했으면 좀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드네요. 후반부 치킨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설명하는 부분은 앞에 나왔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느낌이라, 하나로 묶었다면 좋았을텐데요. 맥주와 육계산업의 실태를 설명하는 부분은 프랜차이즈의 횡포 등을 설명하는
부분과 합칠 수 있잖아요? 이 요상한 책 구성은 마무리가 백미인데, '양계유감'으로 책을 마무리해놓고 뒤에 아무런 언급도 없이
'양계실태 인터뷰'가 딸려나온 다음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 그대로 책이 끝나버려서 조금 황당했습니다.
이 책은 따비출판사의 '음식학 시리즈' 중 첫 권인데, 다른 책의 구성도 이런 식이면 별로 읽고 싶지 않네요.
이러
한 이유로 다루는 내용만큼이나 찝찝한 구석이 있는 책입니다. 분명히 내용은 좋은데, 정말 내용은 좋은데 구성이 썩 마음에 차지
않아서 남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가 힘들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치킨 역시 갑을논쟁, 대기업의 골목상권 위협, 중산층 몰락, 준비
없는 은퇴 등 여러 사회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참 여러가지로 소재와 잘 맞는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줄평가 :
치킨에 얽힌 문화와 경제를 아주 쉽게 풀어냈지만 구성이 산만해 몹시 아쉬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