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꿀짱구님의 서재
그녀를 보며, 이 아이의 삶의 에너지는 서른다섯이나 마흔이면 전부 소모되어 버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엔 한숨과 지친 몸짓만이 남을 것이고, 주어진 몫을 지나치게 빨리 소모해 버렸다는 것을 알 만큼의 지성 정도만을 안고 살게 될 터였다. -26쪽
그 말에 대답하려 했을 때, 주먹으로 때리는 듯한 힘으로 나를 과거로 밀어 넣는 무엇인가가 눈에 들어왔다. -33쪽
우리가 꿈꾸거나 열심히 작업을 걸던 여자애들은 대부분 열일곱에 신체적 정점에 올랐다가 결혼하는 순간부터 자기 엄마랑 똑같아 보이기 시작하는 여자들이었다. -39쪽
한숨을 쉬며 나는 강 쪽을 바라보았다. 원반을 날리는 젊은 커플 하나와 그 사이를 왔다갔다 뛰어다니는 강아지가 있었다. 강아지는 너무나 즐거워했다. 커플은 한 번씩 강아지가 잡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원반을 입에 문 강아지는 흥분해서 미친 듯 뛰어다녔고, 그럴 때마다 그들이 빼앗아 다시 던졌다.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가 문득 생각해 보면 아무런 문제도 없음을 깨닫게 되는 때가 인생에 과연 몇 번이나 있을까. 나는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발산하는 행복의 파장이 멀찌감치에서도 느껴졌다. -40쪽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