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dlsgp24님의 서재
  •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 이동호
  • 15,300원 (10%850)
  • 2021-06-01
  • : 1,099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늘 고민했던 부분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감되었고, 실제 돼지를 키우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에세이처럼 풀어나가며 중간중간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풀어나간 구성도 좋았다.
저자는 자연양돈의 시작부터 그 과정을 가벼우면서도 즐겁게 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고 있다. 돼지키우기 리얼리티 쇼나 시트콤을 보듯이 각각의 에피소드는 웃음을 짓게 만든다. 그러나 그 중간 중간 나오는 공장식 축산에 대한 이야기는 가볍지도, 즐겁지도 않다.
공장식 축산의 현실은 어느 책에서 어느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든 같은 의문을 갖게 한다. 사실 답이 정해진 의문이다. '우리에게 생명이 있는 저들을 저토록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 이것이 의문이라면, 정말 모르는 문제라면, 그건 더 큰 문제다.
공장식 축산은 윤리적 문제와 더불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기후 위기를 가속화한다.
공장식 축산은 동물 복지 축산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고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 '저렴한 비용'에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 문제도 포함되어 있는 것인가. 공장식 축산을 통해 잔인한 사육 방식으로 키운 동물들을 먹는 우리의 몸은 건강할 수 있는 것인가? 살충제 계란 파동도 공장식 축산이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돼지와 내 건강과 연결되어 있다'(81쪽)고 한다. 육식과 공장식 축산은 동물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더불어 우리의 건강, 경제적인 비용의 문제까지 가지고 있다.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매우 많다. 이 책에서는 먹는 소비자의 입장뿐만 아니라 키우는 농부의 입장에서도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 양돈의 과정에서 사료 대신 부산물을 먹이고, 살충제 대신 닭을 함께 키우고, 순환 방목에 대해서도. 자연에 대한 이해라는 지혜가 필요했다는 말과 함께.
저자는 자연 양돈을 통해 세 마리의 돼지를 키우면서 돼지가 돼지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 자연 양돈의 결말은 결국 도축이다. 윤리적인 육식이 가능한가. 저자의 의문에서 시작된 실험이었고 나도 그 마지막이 저자에게 어떤 생각을 갖게 해주었을 지 듣고 싶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왜 저자가 이러한 실험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생명을 취할 때의 책임감을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보고자 한 것. 그래서 그럼에도 육식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변화의 방법들, 공장식 축산과 인수공통감염병(코로나와 같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바로 채식에 돌입할 수 없는 여러 상황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택들을 알려주었고, 나에게도 선택에 있어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감정을 경험하고 모르던 사실들도 배울 수 있었지만, 가장 크게 내 마음에 남은 것은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세 글자였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