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오드리 헵번
6.25때 평양에서 월남하신 어머니는 1960년대 중반, 여고1학년 도중에 갑자기 일본으로 유학을 가십니다. 학업에 뜻이 있어 그러신건 아니구요^^;;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셔서 터울이 많이지는 언니(저한테는 이모님이시지요, 제 어머니보다 16살 위세요)가 엄마 역할을 하셨는데, 이모부가 일본 발령이 나시면서 두 분이 제 어머니를 데리고 가셨답니다.
어머니는 일본어도 못하는 상황에서 힘든 고등학교 2, 3학년을 보내시고, 대학에 진학하여 의상학을 전공하셨어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1970년대 후반, 제가 네다섯살 코흘리개 시절, 어머니의 화장대 서랍 안에 노트 2권을 발견 합니다. 어머니의 대학시절 전공수업 노트였습니다.
한글도 잘 모르던 어린 아이였는데, 일본어와 한자들은 더 신기하게 보였지요. 어머니가 만년필로 정성껏 한 필기와 색연필로 그린 디자인을 보면서 ‘우와~ 우리 엄마 대단하다’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그 노트들에는 사진이 한장씩 끼워져 있었습니다.
하나는 1968년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의 사진, 또다른 하나는 ‘오드리 헵번’의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들은 잡지에서 오린 것도 아니고, 마치 사진현상소에서 인화한 것 같이 아주 퀄리티가 뛰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꼬맹이 남자아이 눈에 ‘올리비아 핫세’는 여신으로 보였고, ‘오드리 헵번’은 그저 그랬지요^^*
당시 어머니는 두배우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오드리 헵번’이 조금 더 좋다고 하시더군요. 귀여우면서도 기품이 있고 훌륭한 인품을 가진 배우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제 인생에서 처음 ‘오드리 헵번’이라는 배우를 접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 덕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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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님께서 손 협찬 해주셨습니다.
오드리 헵번이 하는 말 (아름답게 나이 드는 50가지 방법) 이 책은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성분들이 읽으면 더 좋은 책이지만 저 같은 아재가 읽어도 역시나 감동스럽습니다. 책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와이프, 어머니, 여동생이 떠오르네요.
이 책을 통해 '오드리 헵번'을 인생에서 두번째로 접하게 됩니다. 이번엔 사진이 아닌 글로 접하게 되네요.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22949
오드리 헵번이 하는 말나이듦에도 롤모델이 필요하다이 책은 우리에게 [로마의 휴일]로 잘 알려진 오드리 헵번 탄생 90주년 기념으로 배우가 아닌 엄마이자 아내였던 오드리 헵번에게 배운 삶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여성이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인생을 완성시킬 수 있는지,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마련인 스타일, 일, 사랑, 가족,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오드리 영화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종종 잊고 사는 삶의 가치들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 책 저자 김재용 작가는 여고시절부터 오드리 헵번에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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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두려워하는 것은 나이를 먹는 것이나 죽는 것이 아닙니다.
외로운 삶과 애정이 결핍된 삶이 가장 두려운 거예요.
나는 계속해서 사랑 받을 수 있고 또 앞으로 사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면
나이를 걱정하지 않을 겁니다.” - 오드리 헵번 Audrey Hepburn (1924.5.4~1993.1.20) -
이 책은 ‘오드리 헵번’에게 배운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저자인 ‘김재용’님은 ‘엄마의 주례사’로 잘 알려진 수필가이십니다.
책에서 본인의 외모, 가정환경 등 만족스럽지 못했던 사춘기 시절이 담담히 이야기 하시는데요, 하다 못해 남자 같은 ‘김재용’이라는 이름까지 불만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저자가 ‘오드리 헵번’을 롤 모델 삼아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감있는 당당한 여성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과정에 조금의 잘난척이나 과장 없이 소박하고 담백하게 표현되어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저자는 방황하거나, 두갈래 길에서 고민할 때 ‘오드리 헵번’을 나침반 삼아 옳바른 길을 찾으며 인생을 헤쳐 나갑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었던 30대에는 헵번스타일을 눈여겨보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었고, 40대 때는 일과 가족 사이에서 균형 잡아가는 법을, 50대에는 나다운 나로 살아가면서 충만해지는 법을 알게 해주었지요. 60대가 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면서 살 수 있는지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지난 주말에 본가에 들렀습니다. 50년이 된 어머니의 ‘오드리 헵번’ 사진을 찾을 수 있을 지… 찾는다면 이 책과 같이 기념사진 한장 찍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랜 세월에 삭아버린 어머니의 노트라도 남아있으니 다행이긴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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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된 어머니의 노트, 1969년에 모자에 대한 과목을 수강하셨나 봅니다.
#오드리헵번이하는말 #김재용 #스토리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