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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j183030님의 서재
  • 트뤼포
  • 앙투안 드 베크.세르주 투비아나
  • 31,500원 (10%1,750)
  • 2022-11-30
  • : 477
프랑수아 트뤼포는 사생아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고 문제아로 낙인찍힌 소년이었다. 타자기를 훔치다 걸리기도 하고, 계부의 손에 이끌려 소년원에 보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굴곡진 삶 속에서 방황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만은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성장 과정에의 경험을 예술로 승화시켜 자전적 영화 <400번의 구타>를 만들었다.

그는 빈틈없이 잘 짜인 기존의 영화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느슨하고 사실적인 구성의 영화를 추구했다. 또한 감독, 곧 작가의 개인적 영감과 가치관을 작품에 투영하는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부조리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과 투쟁, 존재론적 성찰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사전 작업 대신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영화에 담았다. 또…

아. 적다 보니 모두가 다 아는 '감독 트뤼포'의 얘기다.

영화를 보는 관객 스스로 물음을 던지도록 하게 한, 영화에 대한 접근법의 변화를 이끌어낸 성공한 감독의 전기. 사실 그 수준에서 머물렀다면 1,0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에 지쳐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을 거다. 그러나 이 책은 히치콕과 르누아르에게 열광하던 '시네필 트뤼포'와, 작품들을 해부하여 빈틈없이 톺아보고 독설도 서슴지 않았던 '평론가 트뤼포'의 모습도 담아내고 있다. 어머니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날 행복하게 하지 못해 슬프다’고 고백하는 인간적 면모와 결핍된 사랑을 채우려 애쓰는 여성 편력자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트뤼포를 그저 좋은 사람으로만 보이도록 포장하지 않았다. 그가 가진 도덕적 흠결마저 가감없이 써냈다. 맹목적으로 치켜세우지도, 깎아내리지도 않으며 한 사람의 삶을 충실히 조명한 것이 참 좋았다. 누벨바그의 발생부터 쇠퇴까지의 과정과 당대 프랑스 사회의 분위기를 담은 생생한 기록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누벨바그를 중심으로 세계 영화사를 집대성한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랑수아 트뤼포가 누구인지 몰라도, 영화에 관심이 없어도 괜찮다. 인생이 곧 영화였다고 말하는, 지독하게 좋아하는 것에 자신의 인생을 고스란히 바친 이 남자의 이야기는 꿈을 좇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 분명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우리는 희망으로만 살았을 뿐이고, 어쩌면 아예 살아가지도 않았다.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라고 묻는 사람에게 우리는 즐겨 대답했다. '우리는 살지 않는다'고. 인생, 그것은 스크린이었고, 그것은 영화였고, 그것은 영화에 관한 토론이었고, 그것은 영화에 관한 글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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