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건을 취재로 기반한 소설이다보니,
책의 두께만큼 멕시코 상황과 설명적인 부분이 낯설어서 중간중간 독서의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은 이해하려 하지 않고 슥슥 넘기면서 보았다.
왜냐하면, 목숨이 위협받는 일상 생활 속에서 애쓰는 엄마의 모습이 애달프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평소에 나는 영화나 드라마도 우울한 분위기면 잘 보지 않는다.
현실의 나의 삶만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는데, 편안해지고자 보는 영상물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된 건, 소설에서 일제시대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멕시코라는 나라는 어릴때부터 어른들이 여행가기에 위험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했다. 그땐 그러려니 했는데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이런 참상이 매일의 일상이라니 얼마나 숨막히고 살기 힘들까 싶었다.
막내딸을 잃은 엄마 ”미리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걸 알면서도
두려움보다 용기로, 그리고 분노함으로
부패집단에 맞서 싸우는 엄마의 모습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었다.
소설 끝 부분에는 안타깝게도
범죄자들이 버젓이 잘 산다는 것.
그럼에도 미리암의 정신이 유산이 되어
또다른 미리암이 불의에 맞서 싸운다는 것.
아직도 아픔을 겪을,
그리고 겪었을 멕시코의 수많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