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나로서
이 책의 제목이 나를 끌어당기는 힘은 100%였다.
자간 넓직하니 술술 잘 읽혀서 꼭이나 30분 만에 다 읽은 느낌.
대부분 공감하고 끄덕이게 되나 '시어머니년'이란 표현에서는 아연실색!
비록 그러하더라도 책에서 이런 표현을 접하는 건 좀 언짢고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고.
점점 물질만능이 되어 가는 한국이 나도 싫었는데,
어쩌면 나 역시 나도 모르게 그 물질만능에 휩쓸렸겠지 싶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일구어낸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발달,
그에 반해 문화의식이나 시민의식은 경제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병폐일거라는 말을 유튜브에서 본 이후로는
한국이 싫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으니 이해가 된거라.
이 책이 나온 지 10년이 지났고,
"한국이 좋아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많은 시절이다.
돌고 돈다....
* 선진국이 됐다고, 서울이 옛날이랑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하는데, 어떤 동네 어떤 사람들은 옛날 그대로야. 나아지는 게 없어. 내가 그냥 여기 가만히 있는다고 더 나아질 거라는 보장은 아무 데도 없어.
* 사실 지루한 얘기는 두 가지뿐이었어. 은혜 시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미연이 회사 이야기, 그런데 은혜랑 미연이 그 두 얘기를 너무 오래 하는 거야. 몇 년 전에 떠들었던 거랑 내용도 다를 게 없어. 걔들은 아마 앞으로 몇 년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 거야. 솔직히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는 거지. 걔들이 원하는 건 내가 "와, 무슨 그런 쳐 죽일 년이 다 있대? 회사 진짜 거지같다. 한국 왜 이렇게 후지냐."라며 공감해 주는 거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냐.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회사 상사에게 "이건 잘못됐다."라고, 시어머니에게 "그건 싫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무서운 거야. 걔들한테는 지금의 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이 너무나 소중해.
* 높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예비 낙하산을 펴면 되지만, 낮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한테는 그럴 시간도 없어.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낮은 데서 사는 사람은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조심해야 해. 낮은 데서 추락하는 게 더 위험해.
* 한국에서 살아도 그냥 전업주부로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 딱히 어떤 일을 해애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한국의 구직 시장이 어떤지도 몰랐어. 그래도 일은 하고 싶었어. 은혜도 그렇고 학생 때는 똑똑하던 여자애들이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바보 되는 거 많이 봤거든.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부딪히고 그러지 않으면 되게 사람이 게을러지고 사고의 폭이 좁아져.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게 되고 난 그렇게 되기 싫었어.
*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 물건 팔면서, 아니면 손님 대하면서 얼마든지 고개 숙일 수 있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자존심이랄까 존엄성이랄까 그런 것까지 팔고 싶지는 않아. 난 내가 누구를 부리게 되거나 접대를 받는 처지가 되어도 그 사람 자존심은 배려해 줄 거야. 자존심 지켜 주면서도 일 엄격하게 시킬 수 있어. 또 여유가 생기면 사회를 위해 작더라도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