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mks898님의 서재
  • 우리와 그들의 정치
  • 제이슨 스탠리
  • 15,300원 (10%850)
  • 2022-12-07
  • : 1,114

<파시즘이 돌아왔다>

파시즘이 돌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파시즘은 역사 속에 사라질 것으로 여겼다.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잔혹 행위의 기저에 파시즘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를 전 세계 사람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시즘은 사라지지 않고 잠시 몸을 웅크린 것뿐이었다. 그리고 현대 사회가 틈을 보이자 파시즘은 다시금 세를 불리며 자신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나치 독일의 피해자인 동유럽 국가들(헝가리, 폴란드)과 러시아는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쳤다. 20세기 많은 이가 파시스트의 손에 죽은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21세기 파시즘의 중심이 되었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관련 사례가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다. 이 전쟁은 마치 과거 20세기 나치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을 연상케 한다. 대러시아주의라는 신화적 과거를 기반으로 각종 프로파간다, 반지성, 피해자 주의 기타 등등의 파시즘적 요인으로 무장한 러시아. 이들의 전신이 과거 파시스트들에게서 조국과 세계를 지키려 무수히 많은 피를 흘린 소련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책 ‘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이러한 현대의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책은 현대 파시즘이 작동하는 요인들을 꼽는다. 총 10개의 요인이 있다. 저자는 이를 각각 하나의 챕터로 지정해 설명한다. 이들은 파시즘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책은 중요 파시즘 사례를 소개한다. 파시즘의 대표인 독일 나치즘, 현대 유럽의 파시즘 정치의 대표 격인 폴란드와 헝가리, 그리고 미국의 우파들이 그 사례이다. 특히 책은 미국에 집중한다. 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에 있다. 난민 차별, 성 소수자 차별, 이민자 차별 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과거 히틀러와 나치당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다행히도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고 그래서 파시즘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 사회에서 우파의 극단적인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파시즘의 불씨를 미국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한국은 괜찮은가?

우리나라는 파시즘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언제든 파시즘에 나라가 잠식당할 위험에 빠져있다. 아니면 실시간으로 파시즘에 빠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시즘을 국시로 하는 나라였던 과거 나치 독일, 이탈리아 왕국, 기타 파시즘 국가들이 현대에 그대로 재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시즘 ‘국가’가 탄생할 일이 없다고 해서 파시즘이라는 이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 이유는 파시즘의 근원이 인간 사회를 가르고, 우열을 나누며, 열등한 이를 쓸모없는 폐기물 취급하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은 빈부격차, 장애인 차별, 성소수자 차별, 기타 소수자 차별 및 혐오가 심각한 나라다. 사례는 차고 넘친다. 불과 하루 전(12월 15일), 아파트 경비원에 잔심부름, 쓰레기 처리를 하지 않는다고 도끼를 휘두르던 사람이 잡혔다.(쓰레기 안 치워?”…새벽3시 아파트 경비원에 도끼 휘두른 주민 입건 - 매일경제 (mk.co.kr) ) 심지어 더욱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무원도 폭언, 갑질이 일상이다. (술병 던지고 폭언·갑질 의혹받은 소방간부…소방노조 “즉각 파면하라” - munhwa.com )

한국에서 파시즘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저자의 다양한 파시즘 작동 기제들이 전부 맞물려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여러 집단에서 파시즘의 작동 방식을 일부 차용해 제 집단의 힘을 키우는 모습이 한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가령 레디컬 페미니즘. 한국의 레디컬 페미니스트는 저자가 짚은 파시즘의 작동법을 몸소 채화해 그 몸집을 불린 집단도 하나의 예다. 이들은 남성에 대한 혐오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트위터를 위시한 SNS에서 남성 혐오 단어는 하나의 밈이 되어 죄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다. 남성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감정은 여성을 극단주의적 집단으로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이러한 집결은 인터넷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거짓된 프로파간다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더 심각한 건 남성 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 표현은 그렇다 쳐도, 남성 집단에 비해 더 약한 집단에 대한 혐오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들 집단이 바로 성소수자 중 MTF 트랜스젠더이다.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이들을 성소수자가 아닌, 그저 여성에게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지 생각하는 남성 잠재 범죄자로 생각한다. 따라서 성소수자인 이들은 졸지에 레디컬 페미니스트 집단에게 여성의 적 취급을 받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를 대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숙명여대의 트랜스젠더 입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반대 시위로 사회에 표출되었다.

우리가 파시즘이라는 이념을 ‘악’으로 규정한 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처럼 끔찍한 사건들이 파시즘을 기원으로 하여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사건들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우리’와 ‘그들’로 나눴기 때문에 발생했다. 앞서 예시로 든 극단적인 우파들 그리고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인간 사회를 갈라치기하여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바로 이들, 파시즘을 도입한 집단의 전형적인 영향력 확장 과정이다.

이제 파시즘은 우리 사회를 하나의 인간이 아닌 성, 인종, 부 따위로 갈라쳐 싸우게 만든다. 현대 사회가 과거의 그것과 차이 나는 건 국가 하나가 파시즘 하나에 경도되어 악이 되었던 때와 다르다는 것이다. 현대는 파시즘을 이용하는 수많은 단체가 난립하여 서로 대립한다. 우리나라도 성, 나이, 계급, 직업 유무, 학벌, 지연, 혈연 등등으로 많은 집단들이 갈라져 나와 파시즘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제 힘 기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어디서 언제 얼마나 갈등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그 갈등을 파시즘이 부추기고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이다.

한국이 파시즘으로 물드는 이 순간, 우리가 파시즘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파시즘의 광풍을 헤쳐나갈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 되리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쓴 서평으로 개인적인 주관적 견해가 들어갔음을 알려드립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파시즘이 돌아왔다>

    파시즘이 돌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파시즘은 역사 속에 사라질 것으로 여겼다.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잔혹 행위의 기저에 파시즘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를 전 세계 사람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시즘은 사라지지 않고 잠시 몸을 웅크린 것뿐이었다. 그리고 현대 사회가 틈을 보이자 파시즘은 다시금 세를 불리며 자신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나치 독일의 피해자인 동유럽 국가들(헝가리, 폴란드)과 러시아는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쳤다. 20세기 많은 이가 파시스트의 손에 죽은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21세기 파시즘의 중심이 되었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관련 사례가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다. 이 전쟁은 마치 과거 20세기 나치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을 연상케 한다. 대러시아주의라는 신화적 과거를 기반으로 각종 프로파간다, 반지성, 피해자 주의 기타 등등의 파시즘적 요인으로 무장한 러시아. 이들의 전신이 과거 파시스트들에게서 조국과 세계를 지키려 무수히 많은 피를 흘린 소련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책 ‘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이러한 현대의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책은 현대 파시즘이 작동하는 요인들을 꼽는다. 총 10개의 요인이 있다. 저자는 이를 각각 하나의 챕터로 지정해 설명한다. 이들은 파시즘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책은 중요 파시즘 사례를 소개한다. 파시즘의 대표인 독일 나치즘, 현대 유럽의 파시즘 정치의 대표 격인 폴란드와 헝가리, 그리고 미국의 우파들이 그 사례이다. 특히 책은 미국에 집중한다. 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에 있다. 난민 차별, 성 소수자 차별, 이민자 차별 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과거 히틀러와 나치당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다행히도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고 그래서 파시즘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 사회에서 우파의 극단적인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파시즘의 불씨를 미국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한국은 괜찮은가?

    우리나라는 파시즘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언제든 파시즘에 나라가 잠식당할 위험에 빠져있다. 아니면 실시간으로 파시즘에 빠지고 있는지도 모른다.파시즘을 국시로 하는 나라였던 과거 나치 독일, 이탈리아 왕국, 기타 파시즘 국가들이 현대에 그대로 재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시즘 ‘국가’가 탄생할 일이 없다고 해서 파시즘이라는 이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 이유는 파시즘의 근원이 인간 사회를 가르고, 우열을 나누며, 열등한 이를 쓸모없는 폐기물 취급하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은 빈부격차, 장애인 차별, 성소수자 차별, 기타 소수자 차별 및 혐오가 심각한 나라다. 사례는 차고 넘친다. 불과 하루 전(12월 15일), 아파트 경비원에 잔심부름, 쓰레기 처리를 하지 않는다고 도끼를 휘두르던 사람이 잡혔다.(“쓰레기 안 치워?”…새벽3시 아파트 경비원에 도끼 휘두른 주민 입건 - 매일경제 (mk.co.kr) ) 심지어 더욱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무원도 폭언, 갑질이 일상이다. (술병 던지고 폭언·갑질 의혹받은 소방간부…소방노조 “즉각 파면하라” - munhwa.com )한국에서 파시즘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저자의 다양한 파시즘 작동 기제들이 전부 맞물려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여러 집단에서 파시즘의 작동 방식을 일부 차용해 제 집단의 힘을 키우는 모습이 한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가령 레디컬 페미니즘. 한국의 레디컬 페미니스트는 저자가 짚은 파시즘의 작동법을 몸소 채화해 그 몸집을 불린 집단도 하나의 예다. 이들은 남성에 대한 혐오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트위터를 위시한 SNS에서 남성 혐오 단어는 하나의 밈이 되어 죄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다. 남성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감정은 여성을 극단주의적 집단으로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이러한 집결은 인터넷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거짓된 프로파간다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더 심각한 건 남성 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 표현은 그렇다 쳐도, 남성 집단에 비해 더 약한 집단에 대한 혐오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들 집단이 바로 성소수자 중 MTF 트랜스젠더이다.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이들을 성소수자가 아닌, 그저 여성에게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지 생각하는 남성 잠재 범죄자로 생각한다. 따라서 성소수자인 이들은 졸지에 레디컬 페미니스트 집단에게 여성의 적 취급을 받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를 대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숙명여대의 트랜스젠더 입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반대 시위로 사회에 표출되었다.우리가 파시즘이라는 이념을 ‘악’으로 규정한 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처럼 끔찍한 사건들이 파시즘을 기원으로 하여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사건들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우리’와 ‘그들’로 나눴기 때문에 발생했다. 앞서 예시로 든 극단적인 우파들 그리고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인간 사회를 갈라치기하여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바로 이들, 파시즘을 도입한 집단의 전형적인 영향력 확장 과정이다.이제 파시즘은 우리 사회를 하나의 인간이 아닌 성, 인종, 부 따위로 갈라쳐 싸우게 만든다. 현대 사회가 과거의 그것과 차이 나는 건 국가 하나가 파시즘 하나에 경도되어 악이 되었던 때와 다르다는 것이다. 현대는 파시즘을 이용하는 수많은 단체가 난립하여 서로 대립한다. 우리나라도 성, 나이, 계급, 직업 유무, 학벌, 지연, 혈연 등등으로 많은 집단들이 갈라져 나와 파시즘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제 힘 기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어디서 언제 얼마나 갈등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그 갈등을 파시즘이 부추기고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이다.한국이 파시즘으로 물드는 이 순간, 우리가 파시즘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파시즘의 광풍을 헤쳐나갈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 되리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쓴 서평으로 개인적인 주관적 견해가 들어갔음을 알려드립니다.

    " />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