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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_08_09
#짧은이야기_김이설_운발없는생



* 편집자 주

이번 호 플래시픽션에서는 ‘ 여성 서사 ‘ 라는 테마로
고전 작품을 다시 쓰기 했습니다 .


- 김이설 : 운발 없는 생 <현진건 ㅡ 운수 좋은 날 > 
 
˝ 아이가 보채면 좀 안아 주면 좋으련만 .˝
˝ 뭐 ? 뚫린 입이라고 씨불이는 게냐 ? 앓아누운 제 탓을 못하고 어디 나한테 그딴 소리를 ! ˝
˝ 그럼 나 약방에라도 좀 데려다 주면 ......˝
˝ 닥쳐라 , 이년아 . 병이란 놈에게 약을 주어 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온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게냐 , 이 모자란 년아 .˝
그리고 몸져누운 나에게 기어이 발길질을 하곤 나섰다 .
씨부랄 새끼 ! 나는 꽝 닫힌 문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
나가기만 하면 술 처먹고 들어오는 주제에 , 제 새끼 한번 어를 줄 모르고 , 제 새끼 배 채워 주는 나한테는 약 한 첩 쓰는 것도 아까워하는 , 저 호로 자식 같은 놈 ! 
( 본문 중에서 )


이 주제를 택한 것이 작가인지 편집인의 배당 (?) 인지 모르겠는데 주제를 받은 작가는 엄청 곤혹였겠다 싶다 .
워낙 원작의 힘이 쎄고 그에 따른 파생작도 많은 탓에 다시 쓴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이중 삼중은 아녔을까 ㅡ 싶어서 . 
가난하고 병든 마음엔 차오르기 쉬운 것이 원망과 미움이질 않나 . 더구나 갓난 아이까지 있다면 . 술에 불콰해 들어오는 남편이 얼마나 미울까 . 원작에선 아내에게 설렁탕을 사들고 들어와 비보를 접하지만 이 단편에선 그마저도 없다 . 여자 혼자 이를 갈듯 원망을 갈다 , 병에 지쳐 오한에 떨다 기다림에 나가떨어진다 . 
그런 그녀가 죽었을지 잘 모르겠다 . 혹 마지막 부분의 기다림을 표현한 곳이 , 그녀가 죽고 남은 망념인가 싶기도 했지만 , 그저 그녀를 현생에 더 두고 싶어져 내가 좋아해 마지 않는 비틀어보기를 포기한다 . 

애써 현대의 탈 것으로 바꾸지 않고 , 인력거 몰던 시대를 그냥 썼다는 것에 살짝 놀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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