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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장 소 ]님의 서재



늦잠의 여유가 주어져도 주어진 여유가 신경을 더 깨워 그런지 주말이나 공휴일은 보통때보다 더 일찍 깨곤해서 어쩐지 억울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 

뭐 , 나와는 아주 아주 오래전부터 해당사항 없음의 경험이지만 . 그래도 하루의 피로도나 피곤함에 아침 점심 저녁을 나눠 점수를 매겨 보라면 당연 아침의 피로감이 내겐 가장 압도적이다 . 솟아오르는 태양도 아니고 밤 새 일한 달도 아닌데 뜨고 지는 게 마치 나같고 , 꼭 내가 거대한 몸을 일으키는 것만 같은 피로감이라니 , 완전 웃기지 않나 . 

책 두권을 달리고 세권째 책을 집어들다 눈이 극심하게 피로해져 잠시 안 방으로 들어와 누웠는데 제법 소란한 거리에 , 주말에 , 또 이 부지런한 아 침에 , 지나가던 사람들의 말에 너털 웃음이 터져버렸다 . 

˝ 오랜만에 만났는데 한잔하고 가! ˝
˝ 아니야 . 일이 있어 가봐야 해 .˝
˝ 그래도 모처럼인데 한잔해야지 ! ˝

붙잡는 남자와 거절하는 남자는 제법 가까운 사이였던지 실랑이를 한참이나 한다 . 그냥 해보는 말로 한잔이 아닌 절실한 붙듦이 내 방 창을 통해 건너 온다 . 

아 , 문득 시간을 보니 지금 이 시간에 술 ... ?! 하하하 ^^ 어쩐지 나처럼 다른 시간대를 사는 사람들이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유쾌해졌다 . 이 주말 아침이어도 바쁘고 가야할 곳이 있을 수 있지 . 또 시간 상관없이 아침이어도 한잔 까짓 거 일수도 있지 . 

음 , 음 , 술은 낮술 ~ 밤술이 없겠지만 진정한 꾼은 아침 해장술을 지나칠 수 없겠지 . 붙잡는 남자는 아마도 술꾼일지도 . 

지나는 사람이 잠시 나를 이 아침의 피로에서 건져주고는 저리 휘이휘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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