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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보는 미술관
  • 오시안 워드
  • 14,400원 (10%800)
  • 2019-11-08
  • : 698


그림 자체는 좋아하지만, 고전 미술은 역사적 배경을 알고 감상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렇다고 전시회에 가려고 미술사를 훑고 가는 열정까지는 없었다. 그저그런 흥미를 갖고 방문한 전시회에서는 당연히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제대로’ 감상한다는 건 무의식적으로 기준을 세워뒀다는 의미 아닐까?


그림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만이 제대로 감상하는 것은 아닐 텐데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섣불리 포기한 건 아니었을지 돌아보게 됐다. 저자는 그림을 보고 내 몸이 반응하는 대로 내버려두라고 조언한다. 그림과 관련된 지식을 많이 알아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그저 내 몸이 반응하는 대로 느끼는 것이 우선이고, 관련 지식을 찾아보는 행위는 나중의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역사의 무게에서 벗어나 위대한 작가의 작품에 직접 접속하자는 뜻이다. - p.16



이 책은 제목처럼 혼자서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오롯이 혼자는 아니고 저자가 ‘이 작품은 이렇게 감상하는 게 좋아.’하고 귓속말을 해주고 간다. 저자가 제시하는 미술 작품 감상 방법은 TABULA RASA의 10가지다. 이 책의 특징은 프롤로그가 60쪽 정도로 매우 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60쪽을 할애해 그림을 예시로 들며 TABULA RASA를 설명한다. 이 단어는 백지 상태에서 감상을 시작하라는 의미와 더불어 10가지 감상 방법의 앞글자를 딴 약자이다.



프롤로그 다음에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20세기 이전의 그림들을 8개의 테마로 나누어 소개한다. 창작 시기와 상관없이 주제로 묶은 점이 흥미로웠다. 프롤로그의 TABULA RASA를 되새기며 각 작품을 혼자 감상해 보고 설명을 읽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테마는 아름다움을 다룬 4장, 공포를 다룬 5장, 풍자를 다룬 7장이었다. 그림에 관심이 있지만 잘 모르는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테마별로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한 작품을 깊게 파고들어 분석해주는 책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책을 찾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표지가 너무 예쁜 책이다. 서평단 도서로 받았지만 서점에서 처음 봤어도 구매했을 것 같다. 본문 디자인도 예뻐서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쪽번호를 안쪽에 배치한 의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받은 책이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흰 종이 곳곳에 잉크가 묻어나서 지저분했다. 또한 오타와 비문도 많아서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책인데 이런 단점들 때문에 안타까웠다. 어쨌든 이런 단점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입문용 고전 미술책을 찾고 있다면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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