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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2 :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
  • 유홍준
  • 18,000원 (10%1,000)
  • 2019-04-29
  • : 3,952

  돈황을 주요 답사지로 잡아서 그런지 2권은 돈황 그 자체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1권은 돈황까지 가는 길을 자세하게 담았는데, 그것은 2권을 위한 일종의 밑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돈황의 거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중국사와 중국 지리를 잘 모르는 나같은 독자들도 유홍준 교수님은 염두에 두신 것 같았다. 돈황이라는 명칭의 의미부터, 돈황의 역사, 주요 유적지, 관련된 역사적 인물 등 돈황학의 기본서를 보는 듯했다. 1권은 공부하는 느낌으로 앞장과 뒷장을 오가며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2권은 설명과 사진을 함께 보며 현장에서 직접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1권보다 2권을 읽는 속도가 훨씬 빨랐고 개인적으로 2권이 더 흥미로웠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삶 자체가 그 분야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유홍준 교수님은 문화유산을 정말로 사랑하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긴 여정에 지칠 법도 한데 틈틈이 책을 읽고, 메모를 하고, 조사를 하고, 또다시 메모를 하고, 그것을 일행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것까지... 무엇보다도 못 보고 지나친 석굴을 보려고 똑같은 곳을 또 찾아가신 교수님의 열정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겨울에 떠난 막고굴 답사(제1부-막고굴(하))에서는 교수님의 설렘이 문장을 통해서도 느껴져서 나까지 설렜다.

 

  2부인 돈황의 도보자와 수호자도 인상깊었다. 눈 뜨고 코 베인 ‘왕원록’을 내가 과연 한심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현대에도 왕원록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다만 나는 왕원록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이라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도보자인 제국주의 학자들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왕원록과 달리 문화유산에 관심이 지대했다. 그래서 돈황문서의 가치를 알아보고 훔쳐냈다. 도둑질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들이 돈황문서를 훔치지 않았다면 그 문서들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주장하는데 그것도 일리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순수하게 그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면, 가치를 훔치는 게 아니라 가치를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힘없이 당했던 우리나라의 옛 모습이 생각나 인상을 찌푸리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돈황에 가기 전에 한 번 읽고, 직접 답사하면서 한 번 읽고, 다녀와서 다시 한 번 읽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할 것 같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중국의 드넓은 영토와 기구한 역사,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자연이 직접 마주했을 때의 감동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읽었다’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때문에 역사, 미술, 종교, 건축, 문학, 지리가 모두 들어가 있는 유홍준 교수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은 돈황을 몰랐던 사람, 돈황을 가고자 하는 사람, 돈황에 다녀온 사람에게도 모두 추천하고 싶다. 이 책과 함께 돈황에 방문하게 될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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