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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유홍준
  • 20,700원 (10%1,150)
  • 2019-04-29
  • : 4,349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2019년이 되어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읽어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깜박하고 서점에서 마주치면 또 ‘읽어야지’ 하다가도 또 깜박하는 책이 나에게는 바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였다. 그러는 동안 책은 계속해서 출간되고 나는 첫 편부터 봐야 한다는 쓸데없는(?) 강박 때문에 계속해서 읽기를 미뤄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기회가 닿아 중국편을 처음으로 손에 쥐게 되었다. ‘아아, 이제는 읽어야 할 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극적으로 만나게 된 중국편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나는 독서 편식이 심해서 내가 읽은 책의 80% 이상은 문학 분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올해 나의 목표는 이러한 독서 편식을 고치는 것이었다. 그 시작을 끊어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중국이 우리나라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물론 알고 있지만 그러한 밀접성에 비해 중국에 대해 아는 사실은 별로 없었다.

 

  국문학과 한국사를 좋아하고 나름 오랜 시간 동안 공부를 했지만, 한계에 부딪히곤 했다. 국문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국문학만 알아서는 안 되고, 한국사를 공부한다고 해서 한국사만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두 학문을 공부할 때마다 늘 중국의 문학과 역사가 등장했다. 그래서 중문학과 중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미결과제를 안고 있었다. 1권에 쓰여 있듯이, ‘꼭 알 필요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숙제를 끝낸 것 같은 후련함이 있다.’ 미결과제를 모두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과제를 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1권의 내용은 서안에서 돈황까지의 여정이다. 책을 읽는 내내 중국 지도를 펼쳐 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광활한 중국 땅과 현재의 중국 영토보다 더 넓은 영역에 걸친 중국의 역사가 함께하고 있기에 생각을 쉴 수가 없었다. 지리 공부는 현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유홍준 교수님의 의견에 백 번 동의한다. 나는 길눈이 어두워서 직접 가보지 않는 한 지리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그래서 1권 속 여정을 모두 기억할 수 없고, 모두 이해할 수도 없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과 세심한 기록을 통해 나도 그 여정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작곡가, 건축가, 스님, 한문 교사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멤버들과 유홍준 교수님이 함께 떠난 중국편 답사에 내가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기록이었다. 나 혼자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문화유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어벤져스와 같은 분들과 함께 답사하니 더 많은 것들이 보였다. 관중평원, 하서회랑, 돈황을 지나며 지명의 의미, 지역과 관련한 역사, 그 속에서 마주친 문화유산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 교수님의 고견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월천각 현판에서 ‘명사산 명불허전(鳴不虛傳)’을 발견하고 명사산과 월아천의 겨울 사진을 보는 순간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왔다.

"명사산 명불허전(鳴砂山 鳴不虛傳)"

‘명사산의 울림은 헛되이 울리는 것이 아니다‘ <중략> 명사산에서는 모든 것이 울리고 또 울릴 뿐이다.-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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