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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님의 서재
  • 나는 잭이다
  • 수잔 저베이
  • 7,200원 (10%400)
  • 2005-01-25
  • : 521
가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내가 푹 빠져서 읽을때가 있다.

너무 재밌어서라든지, 감동이 있다든지,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기발해서라든지.....

 

'나는 잭이다' ...

이 책은 읽어주는 중간중간 자꾸 눈물이 찔끔찔끔나서, 괜히 헛기침을 해대며 읽어준 책이다.

누가 죽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슬픈 장면이 나오는것도 아닌데 괜시리 눈물이 나는건 나이탓일까?

잭은 엄마와 여동생 사만타와 함께 사는 11살짜리 소년이다.

조지 하멜이란 아이가 잭을 놀리기 시작하면서 그 놀림이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전염이 되고,

결국 잭과 친한 친구들도 어쩔 수 없이 잭과 놀지 않게 되는 소위 왕따를 당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아주 잔잔하게 진행된다.

잭과 가족들 이야기, 잭이 좋아하는 것들, 잭이 잘 하는것들을 보여주면서

작가는 왕따를 당하는 아이는 그 아이가 이상하고 모자라서 왕따를 당하는게 아니라,

그저 남을 괴롭히는 병에 걸린 환자들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왕따를 당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아이들에게

"그건 네 탓이 아니야!!!! 그러니 너 자신을 탓할 필요가 전혀 없어. 자신감을 잃지마!!!"

라고 강력하게 말하는 작가의 마음이 책을 읽어주는 내내 느껴졌다.

 

잭의 엄마는 잭이 어릴적부터 단짝이였던 애나의 부모님께 잭이 학교에서 당하는 일을 듣게 된다.

애나는 잭에게 일어나는 일을 경찰서에 가서 고발할까 고민하다 결국 자기 부모님께 말하게 된다.

 

잭이 당한 일을 듣고 엄마가 학교에 보여주는 모습도 참 당당하다.

 

"잭은 똑똑한 아이예요. 정말 똑똑하다고요. 잭이 사진작가라는 거 알아요? 자동차를 수리한다는 것도요? 책도 많이 읽어요. 신기한 식물이나 조개 같은 것도 찾아내죠. 책임감도 강해요. 제가 2교대로 일하고 있는데, 그래도 괜찮은 건 잭이 도와주기 때문이에요. 동생을 보살피고, 집안을 청소하고, 세탁기를 고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거든요. 선생님들은 잭을 제대로 모르잖아요, 안 그래요? 좀 제대로 알아보는 게 어때요? 신경을 좀 써 보시죠!"

 

"잭이 왜 지각하는지 알아보기나 했나요? 체육시간에 나가지 않는 이유도 생각해 봤어요? 왜 결석하는지도요? 생각해 봤냐고요? 알아봤어요?"

 

"보세요. 잭에 대해 전혀 모르시잖아요! 게다가 자기 학교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잖아요!"

..................

"그런데 교사들은 바빠서 그걸 못 보는 거예요. 보고 싶지 않은 거죠. 외면해 버리죠. 잭에게 벌을 주는 쪽이 쉽거든요. 애들이 괴롭히는 건 잭에게 무슨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간단하거든요. 선생님들에게 잭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엄마의 이 대사들을 읽어주면서는 계속 눈물이 났다.

그래, 내가 눈물이 많아진건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엄마이기 때문인게야.

 

다행히 학교도 담임선생님도 잭이 당한 일을 가벼이 넘기지 않고 자세히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 잭을 도우려 노력한다.

잭 또한 전학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의 상황을 피하려 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과 맞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이 책이 의미하는게 뭔지 잘 모르는것 같다.

그냥 중간에 나오는 잭이 하는 우스개 소리에만 귀 기울여 웃어 넘기고 만다.

하지만 조금 더 크면 잭이란 아이에 대해 읽은 이야기를 가슴속으로 곱씹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고, 아무 조건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만 있으면

세상에 무서울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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