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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님의 서재
  • [베오영] The Three Robbers (Paper...
  • 토미 웅거러
  • 10,800원 (10%600)
  • 2009-09-01
  • : 145

검은 망토, 검고 높은 모자를 쓰고  나팔총과 후춧가루 발사기, 커다랗고 빨간 도끼를 들고다니는 강도 세명이 있다. 밤마다 다른 사람들을 위협해 재물을 모으지만, 그 재물을 써야할지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오갈 데 없는 고아소녀 티파니를 데려 오고 나서 불쌍하게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보물을 쓰기로 결정한다.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성을 사고, 그 아이들에게 빨간 망토와 빨간 모자를 사준뒤 성으로 데려와 함께 살게된다. 그 뒤로 이 성 문 앞에는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그 아이들이 커서 성 둘레에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양아버지들을 기리기 위해 높은 모자를 본딴 세 탑을 만든다. 

하늘색과 검은색이 반반 섞인 배경에 높고 둥근 모자를 쓰고 눈만 빼꼼히 내놓고 있는 사람 세명. 빨간색 양날 도끼. 영어로 Three robbers라고 적혀있는 책이 robber가 무슨뜻인지 몰라도 얘네들 강도네 강도~~~ 이런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림이다. 표지 그림에는 세강도가 눈을 약간 부릅뜨고 있어서 무섭다는 느낌이 드는데, 표지를 넘겨보면 좀 놀라서 당황하는 강도들 눈이 보인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진다. 세 강도를 소개하고나면 세 강도가 들고 다니는 무기를 보여주는데, 검은 배경에 빨간색감이 많이 들어간 무기들이 눈에 확 띈다.다음장 보름달이 뜬 밤에 일거리를 찾아 다니는 그림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그림자 보여달라며 자주보는 dvd “princes and pricesses"가 생각난다. 세 강도가 들고다니는 무기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한번 살펴보자. 먼저 양날도끼로 사람들에게 겁을 준다. 후춧가루 발사기로 말을 놀라게 하고, 도끼로 마차 바퀴를 부숴 도망가지 못하게 한뒤 나팔총으로 사람들을 위협해 돈과 보석을 훔쳐 달아난다. 이 무기들로 사람들을 위협할뿐 해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 싶다.(아니.. 그랬을 것 같다.)

강도가 어린이 그림책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면 그럴 수 도 있겠지? 하지만 난 영어로 강도라는(robber)단어를 만나서 그런지 강도가 등장하는 그림책에 그닥 예민해지지 않았다. 이 책 전에 오드리 우드의 twenty-four robbers를 읽어준적이 있었고, 그때 이미 강도가 등장하는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그때는 영어책 읽어주기가 지금보다 더 서툴렀던 때고, 지금 생각에 robber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찾아보지도 않고 읽어줘서 그냥 도둑인가???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오드리 우드 책에 나오는 강도들도 무기를 들긴 했지만 좀 익살스럽고 엉뚱해 보이고 귀여운 캐릭터들이라 그냥 웃으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야기의 끝은 따뜻하다. 티파니라는 소녀를 만나서 나쁜 짓으로 모은 재물을 뜻깊게 쓸 수 있는 길을 찾은 거다. 인터넷 서평에서 누군가가 이 책을 “세상의 좋은것과 밝은 면만 보여주길 바라는 부모의 과잉보호 울타리의 한쪽 문을 슬며시 열어두는 것 같은 느낌” 이란 글을 적은걸 보았다. 난 조금 다르게 얘기 하고 싶다. 세상에 밝은면과 대비해 악하고 어두운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했다기 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모든 일이 두가지 모습, 더 나아가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작가가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계속해서 나쁜 것, 나쁜 사람만이 존재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착한 것, 착한 사람만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작가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자신들이 나쁜짓을 해 모은 돈으로 성을 사고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집을 만들어 그 아이들을 돌보는일을 하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을 하고 세강도의 성 둘레에 하나둘 모여살면서 마을이 만들어졌다. 어른이 된 아이들은 세강도의 모자를 본뜬 세 개의 탑을 만들어 세 강도를 아니, 자신들의 양아버지를 추억하며 살아간다. 재물을 빼앗긴 사람들에겐 악이란 존재로 기억될 세 강도가 어른이된 아이들에겐 버려진 자신들을 따뜻하게 거둬준 선이란 존재로 기억된다. 결국 악도 선도 종이한장 차이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영어 형용사 단어가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내용도 어린아이들 책이라고 하기엔 심오하다고 해야할까?? 영어로 읽어줘서 그런지 아이들이 확~~~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내가 많은 생각을 한 책이다. 후추발사기를 보고 아이들이 재밌어했다. 역시 아이들은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보석이 나오는 장면도 좋아했다. 티파니가 고아라는 사실도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세 강도가 성을 사서 아이들을 키우는 장면도 그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고아... 부모가 없는 아이라는 얘기가 무슨 얘긴가?? 하고 눈을 멀뚱멀뚱 한다. 고아라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겠지? 한글책으로 읽어준다 해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엔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아이들을 너무 얕잡아 보는건가????) 
아이들이 한살 한살 먹을때마다 다시 읽어주고 싶다. 나이를 먹고 생각이 자랄 수록 이 책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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