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만나는 마음 치유
jenny._.books 2022/10/1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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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꽃, 그저 다른 꽃
- 최정순
- 15,300원 (10%↓
850) - 2022-08-19
: 261
내 시간을 묵묵히 살아내고 걸어간다면 온 세상의 기립박수를 받는 날이 언젠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니 어느덧 산꼭대기에 이르는 것처럼, 내 삶의 모든 걸음이 모여 지금 여기에 닿은 것처럼 말입니다. 기립박수의 시간은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걷는 매 순간, 바로 지금일지 모릅니다. (p116)
숲, 좋아하시나요?
10년 전, 지금 사는 이곳으로 이사를 왔답니다. 팔랑귀였던 저는 이웃들이 하나, 둘 아이 교육을 위해 목동, 대치동으로 이사가는 걸 보니 마음이 불안해졌고, 지금 사는 곳으로 한달만에 급하게 이사를 왔답니다.
전에 살던 곳은 학교를 중심으로 아파트 3곳이 빙 둘러싼 구조라...한 8년 살다보니 아파트 주민의 반 이상은 반 강제적으로 알 수 밖에 없고, 지나친 친밀도가 어느새 피곤함으로 느껴진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곳을 급하게 떠났지요. 이사와서 처음엔 아무도 우리를 모른다는 사실이 참 자유롭고 좋았지만, 사람 좋아하는 제 성격상, 그리고 아이들이 있다보니 자연스레 또래 엄마들과 가까워졌답니다. 그래서 아이 교육은 잘 시켰냐고 물으신다면..상상에 맡길께요^^
숲 이야기 하다 왠 친구 얘기냐고 의아하셨나요. 사실 이곳으로 이사와서 관심도 없던 산과 숲을 찾게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집에서 5분만 걸어가면 그닥 높지 않은 산이 있었고, 우연인지 하늘의 뜻인지, 사귀게 된 엄마들 2명이 모두 산매니아였어요. 전학왔다고 먼저 손 내밀어준 마음도 고맙고 해서 산을 좋아하지 않던 저는 얼결에 산에 오르게 되었답니다. 첫 날, 루프타고 바위 산 오를 때 정말 아찔했던 기억이. 아무튼 그렇게 해서 전 산과 인연을 맺었고, 점차 숲이 주는 매력에 빠져 들어갔답니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며 격한 사춘기로 제 마음을 자주 할퀴던 어느 날 , 무슨 용기인지 홀로 숲을 찾아들어갔답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속삭임, 그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들,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조용히 혼자 걷다보니 어느새 복잡했던 마음과 머리가 가벼워지고, 마음그릇이 한결 넉넉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이런 고민도 참 감사한 일임을, 아이가 건강하기에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지요. 그후론 자주 혼자 숲을 찾는답니다.
숲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받은 후 산림치유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요한 언어로 들려주는데요. 숲으로 가면 우리는 자연스레 눈을 감고 큰 숨을 쉬며, 몸의 감각에 집중하게 되죠. 인도의 아유르베다 이론은 감각을 중시하는데, 숲에 가면 자연스럽게 오감이 깨어나고, 숲의 여러 모습과 소리에 교감함으로써 마음을 치유받게 된다고 해요.
작은 씨앗이 땅에 뿌리내리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나니 우리 모두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각자의 다른 모양과 향기를 지닌채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기적임을 깨닫게 됩니다. 작은 풀, 이끼, 흙이 모여 숲을 이루듯 하찮고 쓸모없는 존재는 없답니다. 우리는 모두 꽃, 그저 다른 꽃입니다.
🌿내 부족함을 채울 능력이 내 안에 숨어 있지 않은지, 하늘이 주신 내 안의 능력을 잘 쓰고 있는지, 비탈에 선 나무를 보며 나를 들여다봅니다.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킨다더니, 비탈에 선 나무가 까치를 쉬게 하고 그늘과 풍경을 만들고 나를 깨우칩니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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